우신예찬 - 라틴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5
에라스무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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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모어에게 헌정하였기에 모리아(토마스 모어의 라틴어

이름인 모리스에서 모리아[痴愚女神]를 연상하여 붙여진

이름이다)예찬이라는 이름을 가진이 책은 1511년에 간행되었다.

촌철살인과도 같은 경구들을 이용해서 황후귀족이나 교황으로부터

철학자 문법가등 권위 자의 치우에 대해 묘사하고 우자만이 신 앞에

존재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풍자문학의 걸작으로서 널리 읽혀지고

있는데, 발표 당시에는 그 대담한 비판으로 인해서 가톨릭 교회나

신학자로부터는 이단시되고, 발금처분을 받았다.

풍자와 해학은 우리 마당극이 최고라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보며

'아 이런 고상한 풍자와 해학도 가능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풍자와 해학은 그 시대를 담는다고 한다. 그 시대의 부조리와

불편함을 갑이 아닌 을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촌철살인을 날린다.

그리고 관객은 그것을 보며 대리 만족을 느낀다. 500여년이 지난

책이지만 그 날카로움은 여전히 강력하다. 이 책의 서문에는

'심각한 문제를 가볍게 다루는 것보다 경박한 일은 없고, 하찮은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는 것보다 우스꽝스러운 일도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자신은 어리석음을 예찬하되 결코 어리석지 않게 예찬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우신은 누구인가?'로 시작하여 우신을 해학으로

예찬하고 풍자로 비꼰다. 풍자와 해학은 인간의 본성을 파고든다.

본성의 비틀려진 부분과 꼬인 실타래를 풀어 나가며 적나라한

전개를 보인다. 여기에서

자신도 모르게 '그렇지'하는 탄성이 나온다.

특별히 선생에 대한 우신의 지혜는 놀랍다. 저자는 학교란 생각을

팔아먹는 상점 또는 학생들을 곱게 가루를 만드는 방앗간이자

형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선생은 우신 덕분에 최고의 인간이

된다. 형장에서도 우두머리 격인 사형집행인이지만 그들 스스로는

전햐 그 사실을 모른다. 아이들은 점점 인간성을 잃어가고 황폐해지지만

그들은 이것을 교육이라고 말한다. 선생에게는 그들이 아무리 지루하고

썰렁한 시를 읊조려도 칭송하거나 칭송하지 않더라도 그 자리를 지키는

누군가가 존재한다. 이들 덕분에 선생들은 자신이 무척 대단한 존재라는

착각을 한다. 마치 지금의 우리 현실을 보는 듯 핟다.

초기 작품은 장과 단락의 구분이 없었고 출판사들이 독자의 가독성을

위해 구분해 놓았다고 소개한다. 다행이다. 통으로 한권인 책이

었다면 아마도 중도에 포기했을 수도 있을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딱딱한 라틴어 원전을 번역한 이 책에 단락과 장의 구분이 없다면

아찔하다. 그나마 각주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겨우겨우 읽어

나가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이다. 권하고 싶다. '그냥 읽으라고' 그렇지

않으면 어느새 지루해지고 답답해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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