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씻어 낸 가슴에는 새로운 꽃이 피어나리 -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폴리카르포 신부님 묵상, 무심의 다스림
김종필 지음, 김혜남 그림 / 포르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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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수도회는 누르시아의 성 베네딕토가 쓴 베네딕토 규칙서를

따르는 그리스도교의 수도회. 약칭 OSB. 사실 정확한 한국어 명칭은

베네딕'도'가 들어간다. 국내 한정으로 '베네딕토'를 한자로 음차하여

'분도'(芬道)라고도 하기 때문에, 베네딕토회를 '분도회'라고 하기도

하며 여기서 카톨릭 출판사인 분도출판사가 나왔다. 모토는 "기도하고

일하라"(Ora et Labora)로 모든 수도사가 한가지 이상의 노동에

종사한다.

이 책에는 묵상, 기도, 시, 그림, 신적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며

각각은 인생에 대한 성찰과 번민의 내용으로 그 깊이를 더 한다. 이

깊이는 글 속에 그대로 묻어나며 인간 본연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90개의 글이 실려있다. 물론 따뜻하다. 그리고 날것 그대로의

느낌이 많이 남아있다.

책의 내용 가운데 십자가의 이야기가 나온다. 누군가는 져야 할 십자가

그리고 그 누군가를 대신해서 지게되는 십자가 또한 누군가를 위한

십자가 참 종류도 많은데 결국 십자가는 자신의 선택이다. 억지로

질 수도 져서도 안되는 것이 십자가이기에 그리스도는 '하실수만

있으시면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라고 기도를 하기도 했다.

각자의 십자가는 무게도 다르고 가치나 의미도 다르다. 그러나

한 가지 누군가는 반드시 져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아무도 그 십자가를

스스로 지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 지만 말이다.

신앙은 홀로가는 동행이다. 김종필 신부는 이를 '내가 길을 가면 함께

거닐고, 내가 잠을 자면 함께 자고, 내가 아파하면 함께 아파하고, 내가

노래하면 함께 노래하고'라고 표현한다. 그렇게 혼자 그리고 함께 가는 것이

신앙의 길이며 저자는 그 길을 걷고 있고 나는 그를 '렉시오 디비나'

과정을 통해 만난 기억이 있다. 그떄도 그 수수함에 누구도 그를

수사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때 그분이 하셨던 말씀은 '다들

그렇게 봅니다. 뭐 어때요'이다. 이런 자연스러움이 얼마나 멋스럽던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여기에 서른살 심리학에게 묻다의 저자이자

김혜남 서체의 주인장인 김혜남 박사의 그림이 더해져 평안함이 배가 된다.

보는 내내 마음 따뜻하고 먹먹하며 깊은 사유를 경험하며 같이 숨쉬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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