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어른이 말한다. '견딜 만한 것을 견디는 건 견디는게 아니라네'. 우리의 엄살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조금 힘들다고 투정하고 조금 어렵다고 불만 가득한 소리를 내며 아우성치는 우리에게 나무어른은 낮고 조용한 소리로 말한다. '제대로 견디라고'. 자연 너머의 자연, 인간 너머의 인간, 사랑 너머의 사랑을 그려내는 임동식 화가의 그림에 오래도록 머물러 있었다. 그의 그림은 왠지 쓸쓸하다. 그런데 따뜻하다. 그래서인지 더 많이 시선을 잡는다.
'인간은 귓보습일때만 진실하지만 나무는 앞모습일때도
진실하다'는 싯귀는 우리의 편협함과 이중적인 모습을
꼬집는다. 마치 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의 그것처럼.
이제 서로 눈빛 만으로도 대화를 나눌 긴 이음을 가진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시간의 흐름을 보고 있노라니
부러워진다. 마음이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