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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음을 그리는 미술치료사입니다
여임경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2년 8월
평점 :
절판
미술. 어려서부터 미술과는 거리가 먼 나였다. 심지어 중학교떄 방학숙제로 그리기가 있었는데
당시 유치원에 다니던 동생의 그림을 낸 적도 있었다. 그런 나에게 미술치료는 아마도 정복하지
못할 분야가 아닌가 싶은 마음에 더 관심이 가고 기대가 된다.
미술치료는 화해로 가는 도구라고 한다. 미술과 화해 언뜻 안어울릴것 같은 조합이지만
미술이 사람의 마음과 삶을 보듬고 보살피는 분야라는 측면에서 왠지 이해가 되기도 한다.
비언어적인 도구인 미술을 통한 자기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사람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그것을 그려내는 방식인 미술 치료는 대화가 어려운
이들이나 의사소통이 자유롭지 못한 이들 그리고 스스로의 마음을 닫고 있는 이들에게
효과적이다. 물론 여기에는 다양한 시도와 접근, 노력이 필요하다.
이론과 실제는분명 다르다. 사랑을 책으로 배운 이들이 벌이는 실수들을 이론으로만 무장된
이들도 동일하게 벌인다는 저자의 말 속에 우리 사회 속에 얼마나 많은 '선무당'들이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미술 치료사는 당연히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인가. 저자의 그림들은 솔직하고 담백하다. 그리고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에 대해 잘 드러낸다. 난 이런 그림이 좋다. 뭔지 모를 점과 선들로
이루어진 난해한 그림들 보다는 알기 쉽고 보기 편한 그림이 좋다. 외로운 타지의 생활과 불통의
삶의 순간을 그려온 그의 그림은 그가 어떤 마음이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런 과정이
상담과 치료에 분명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경험만큼 중요한 것은 없으니까. 자신의 상처를 보듬고
위로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습득한 경험과 지혜는 그 스스로가 다른이의 상처를 보듬는 일을
감당하게 된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나와 나 자신과의 화해'라는 생각이 좋다. 흔히들 치료라면 누군가를 위한 방법으로 생각하는데
저자는 나와의 회복이 우선이고 그것을 통하여 타인의 마음을 어루만질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자신과의 화해, 참 어려운 일이다. 우리 스스로가 꽁꽁 싸매서 숨겨 놓은 그것들이 허물어지고
깨어지기 전에는 불가능한 일이기에 이것을 우선 해결해야 다른 사람을 보듬을 수 있는 것이다.
생각이 많아진다. 과연 나는 나자신과 얼마나 화해하고 살아가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