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굴까?
허달재 지음 / 엔씨소프트(Ncsoft) / 202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300자가 채 안되는 글자와 30장이 채 안되는 그림, 이 책의 전부다. 그런데 볼때마다

다르다. 처음 볼때의 쉬웠던 마음과 달리 조금 전 보고 나서의 무거운 마음은 사뭇

다르다. 보여지는 사물도 글자도 흔적 하나하나도 모두 새롭고 새롭다.

갑자기 작가가 궁금해졌다. 허달재 화백. 의재 허백련의 장손이자 제자, 한국적

남종화의 명맥을 잇는 화가. 사실적이면서 채색 위주의 북종화와는 달리 남종화는

작가의 상상과 느낌에서 나오는 사의적인 그림이다. 그래서 남종화는 본을 뜨지 않고

오직 붓 하나로 그려낸다. 그런 그가 내 놓은 책 '나는 누구일까?'는 아이 어른

모두가 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생각이 많아진다. 나는 과연 누구일까?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살아가며 어디로

가는걸까? 우리가 이십대에 한번쯤은 해 보았음직한 물음을 이제 다시 해본다.

단순한듯한 그림책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잔뜩 앉아 있는 모습도 제각각인

그들 중 나는 어디있으며 하늘과 땅 어디를 보고 있을까. 쉽게 책장이 넘겨지지

읺는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 김창완 형은 이 책을 보고 너무 아름다워서 울었다고

한다.

각각 다른 우리지만 결국 어딘가에서 만나게 된다. 비록 지금의 길이 다르지만 그 길

끝 어딘가에서 우린 만날 것이고 그 만남은 계속 될텐데 이제 그만 아둥거려야겠다.

우린 그동안 각자의 마음을 모르기에 싸울 수 밖에 없었지만 나는 너의 마음을 너는

나의 마음을 알아간다면 우린 각자의 길과 서로의 길을 가게 되고 만나게 될 것이다.

보여지는 나와 지금의 나는 얼마나 닮아 있을까. 그토록 보여주고 싶은 나를 얼마나

보고 있을까. 내가 보는 것은 얼마나 정직할까. 나는 내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그것을

얼마나 보고 있을까. 생각이 끝이 없다. 같은 강물에 두번 발을 담글 수 없듯이 우리는

그렇게 지금을 살아내고 있고 지금의 나는 이미 과거의 내가 되어 있다.

그리고 화백은 '우리 또 만나 사이좋게 지내자'라고 글을 맺는다. 그렇게 살아가길,

살아내길 기대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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