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지순례 - 오늘도 인생 떡볶이를 찾아 떠날 거야
떡지순례(홍금표) 지음 / 비타북스 / 2022년 5월
평점 :
품절


'떡지 순례 리스트를 만들어서 전국의 떡볶이를 다 먹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떡지

순례를 시작하고 전국 200여곳의 떡볶이집을 다닌 결과물로 이 책이 나왔다. 그리고

저자는 '세상에 나쁜 떡볶이는 없다'고 말한다.

국민학교를 들어가고 학교에서 3분 거리에 있던 '서부시장'에서 처음 떡볶이를 접했다.

시장 좌판에서 떡볶이와 오뎅(어묵이라고 하면 맛이 없어 보인다), 순대를 파시던

할머니집(사실 가게 상호는 없다.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곳이라 우리는 모두 할머니집

이라고 불렀다)에서 200원어치를 시키면 열몇갠가 주셨고 가끔 오뎅도 한 꼬치 주셔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의 첫 떡볶이의 추억이다.

또 하나의 추억은 서울로 전학을 와서 접한 '신당동 떡볶이 골목'의 충격이다. 가게의

규모도 규모지만 가게 정 중앙에서 긴 머리를 쓸어 넘기며 끈적끈적한 멘트를 쏟아

내며 음악을 틀어주던 DJ는 시골에서 분식집 떡볶이만 먹던 나에겐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그때도 '며느리도 몰라' 집은 유명했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여전히 어디를 가든 검색하고 알아보는 두 가지는 커피가

맛있는 집과 떡볶이가 맛있는 집이다. 이 책에도 내가 아는 그곳들이 많이 실려 있다.

대학 때 막창을 먹으러 다니던 모래내 시장에 있어서 막창을 먹기 전이든 후이든 꼭 들러서

먹었던 신흥떡볶이, 기차가 지나갈때 침을 뱉으면 연애가 이뤄진다는 말도 안되는 전설을

따라 열심히 다녔던 철길떡볶이, 명동에 가면 항상 명동 칼국수와 선택의 고민에 빠지게

만들던 명화당, 반포에 사는 여자친구 덕에 뻔질나게 드나들며 튀김순대의 맛에 입문했던

미소의 집, 건대 다니는 친구를 만나러 가면 꼭 가던 화양제일시장 안에 있는 떡볶이집(이

책을 보고 그집 이름이 서울 떡볶이란걸 처음 알았다. 우린 그냥 이모네였다.)과 볶음밥이

거의 미친 수준인 은혜 즉석 떡볶이, 서울 집 인근에 있어 슬리퍼에 반바지 차림으로 편하게

다니던 오락 떡볶이(이후 아미의 성지가 되었고 나는 가지 않았다), 강원대 앞에 자리한

전골 맛이나는 떡볶이를 파는 미화네 떡볶이, 떡볶이 반 그릇의 줄임말인 떡반집, 납작만두가

맛있었던 방촌시장 원조떡볶이, 특이하게 무가 들어가서 시원한 맛을 더하는 자매식당,

제주도 현지인에게 소개 받아 갔던 짱구 분식등 참 많은 곳이 눈에 띄는 것을 보면 나도

떡볶이를 어지간히 좋아하는것 같다.

저자가 처음에 이야기했듯이 '세상에 나쁜 떡볶이는 없다' 처럼 각자의 취향과 식성이 다르고

방송이나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히 꺼리시는 분들이 참 많기에 내가 정말 좋아하는 몇 곳도

여기에 나오지 않았다. 분명 나는 앞으로도 떡볶이를 열심히 먹을 것이고 기회가 된다면

도장깨기 하듯이 한 곳 한 곳 방문해 보고 싶다.

끝으로 어느 사장님의 진심어린 한마디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옮겨본다. '오래된 단골 분들이

오셔서 못 먹고 가거나 매출 때문에 음식 맛이 바뀔까봐 못하겠어요' 이런 진심이신 분은 부디

오래도록 같은 맛을 지니고 계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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