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하는 논어 - 지혜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생 공부 슬기로운 동양고전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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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년이라는 긴 시간을 뛰어 넘어 여전히 우리에게 깊은 울림과 고민을 던져주는 논어를

만난다. 동양 사상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논어. 동양 사상가 중 최고라고 인정

받는 공자. '공자의 논어'는 혼탁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해 말해준다. 잘 산다는 것 참 어려운 일이다. 그 어려운 것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이기에 인(仁)과 예(禮)에

관한 깊은 통찰이 엿보이는 담론의 집대성인 이 책을 열어 본다.

'남이 자신을 알아주지 못함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이해하지 못함을 걱정해야 한다.'

지금의 우리에게 딱 필요한 말이다. 어떻게든 자신을 알리고 내세우고 싶어하는 요즘의

우리에게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 들이는 일은 쉽지 않다. 너무 강한 '나'가 자신 이외의

것에 대한 용납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은 언제나 나 다음에 존재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는 문자속의 옛말이고 시작도 끝도 내가 중심이 된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말하는 이들도 너무 많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면 자신을 이해

받기 어렵다. 공자는 이미 2500년 전에 이 사실을 설파했지만 세상은 여전히 그대로다. 그런

우리에게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 하지 않음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나는 군자도 아니고 군자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이 말은 마음에 오래 남는다.

최소한 노여워 하지는 말아야 할텐데 쉬이 분노하고 격해진다. 조금의 손해라도 볼라치면

참지를 못한다. 타인을 향한 분노의 수치가 높아지면 마치 승리하는 것인양 격앙돼서 소리가

높아진다. 상대방의 감정은 중요하지 않다. 일단 내 감정이 우선이고 중요하기에 고려조차도

안한다. 그런 우리에게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 사람이 싫어 하는 것은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며, 여러 사람이 좋아하는 것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공자가 살아가던 시대는 중국의 춘추시대로 다양한 나라들이 저마다 이해관계로 얽히고 설켜서

전쟁이 끊이지 않는 어지럽고 시끄러운 시대였다. 공자는 백성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어지러운 난세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인과 예와 근본을 지키는 것에 있음을 설파하였으나 그는

사상가이지 정치가가 아니기에 뚜렷한 한계를 지녔고 비록 그의 사상과 철학이 난세를 극복하는

정치사상이 되지는 못했지만 그의 사후에 많은 제자들이 현실 정치에 들어가 나라를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인간의 본성 회복이 요원한 작금의 상황 앞에 던지는 공자의 일갈은

매섭다.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

25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공자의 통찰력은 깊고 바르다. 사람이 근본이고 그 근본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서고, 나라가 바로 서야 개인이 바로 선다. 흔히 공자를 딱딱하고 보수적이며

권위적인 인물로 생각하지만 실제 공자는 손아랫사람이나 하류 계층의 사람에게도 언제든

가르침을 받으려는 자세를 가지고 평생 학문에 열중하고 그 실천에 최선을 다했던 겸손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다. 특히나 공자는 상대방에 맞춰 그에 부합하는 상이한 처방을 내렸으며,

상대방에 대한 높은 책임감과 깊은 애정 그리고 동정심이 내재되어 있는 철저한 실천가였다.

이와 같은 점이 25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공자를 기리며 존경하는 이유이다.

어쩌면 우리는 공자와 같은 현인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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