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다시 살게 한다 - 유나 아빠의 애도 일기
김동선 지음 / 두란노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실을 겪은 자들에게 전해지는 빵은 빵 이상의 의미를 가잔다. 삶을 지탱해준다. P66

이 아빠를 용서해 줄 수 있겠니? P228

어떤식으로든 삶에서 의미가 존재한다면 고통속에서도 의미가 존재할 수 있다. 고통은 우리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일부분이다. 운명이나 죽음이 그러하듯이 고통과 죽음 없이는 인간의

삶은 결코 완전해질 수 없다. 저자는 그러한 죽음을 저신의 아이에게서 맞이하며 이 책에

눈물의 방을 만들어 놓고 우리를 초대한다. 마음껏 울어보라고.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죽음은 공평하다. 어느 누구도 비껴갈 수 없고, 어느 누구도 거부할 수 없으며 어느 누구나

빈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죽음이 낯설고 어색하다. 영원한 천국에서 주님과 함께 한다는

믿음이 있음에도 대부분의 우리는 죽음과 마주하길 두려워한다. 아이의 죽음은 어떤 모습일까?

어린 동생을 보내고 항주가 되어 있는 오빠의 모습은 어떨까?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과거의

기억이 스믈스믈 기어 나온다. 눈물이 난다. '왜'라는 질문보다 그냥 미안핟. 그래서인지

허난설헌의 '곡자'의 '피눈물 흘리며 소리죽여 슬퍼한다'는 글귀가 더욱 절절하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유난히 흥이 많은 유나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에스메랄다를 닮았다. 괴물 취급을 받던

'콰지모도(Quasimodo)'가 차별과 권력 때문에 희생양이 된 에스메랄다(Esmeralda)를

교수대에서 내려 사체를 끌어 안고 다시 춤을 춰 달라고 울부짖는다. '춤을 춰요. 나의

에스메랄다(Danse, Mon Esmeralda)'. 저자는 이때 에스메랄다가 다시 일어나 춤출 것만

같았다고 하며 자신의 떨이 다시 일어나 춤춰 줄것을 기대한다. 결국 에스메랄다는 일어나

춤추지 못하며 유나 역시 일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부활의 날 무대에 선 아이를 기대한다.

긴 겨울을 지나온 저자의 고백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내 인생의 풀무 불 속을 걷는 동안

하나님은 더욱 하나님이 되시고, 나는 더욱 내가 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하나님을 경험하고

있다.' 신앙은 이런것 같다. 견디는 것이고 살아내는 것이다. 믿기에 견디며 살아내는 것이고

견딤은 변화를 이끌고 변화는 새로움을 가져온다. 날마다 새로워지는 것이고 날마다 새로운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다. 의욕을 상실의 고통과 무기력감이 몰려와도 견디는 것이다. 견디며

그것들을 조금 조종할 수도. 조금 참을 수도, 막 울 수도 있게 된다. 저자는 이를 '울음의

기술'이라고 한다. 정혜신 박사의 '충분히 슬퍼하지 못한 슬픔은 우리를 괴물로 변하게 한다'는

말처럼 울 수 있음은 어쩌면 그나마 다행인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유나에게 용서를 구한다.

'유나야, 이 아빠를 용서해 줄 수 있겠니?'

이 책은 아픔의 상처와 헤어짐의 고통을 가진 이들이 읽었으면 한다. 그들에게 같은 아픔을

지닌 이의 진솔한 고백은 동질감과 위로를 줄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