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백만장자와 승려 - 행복의 뿌리를 찾는 21일간의 대화
비보르 쿠마르 싱 지음, 김연정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3월
평점 :
'우리는 모두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 소크라테스의
말이다. 모두가 행복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어디에도 행복은 없는 현실은 늘 우리를 지치게
만든다. 마치 파랑새를 찾아 헤매이는 나그네 처럼 말이다. 이 책은 나름 부의 정점에 선
백만장자와 정신의 정점에 선 승려 사이에 오가는 대화를 옮겨 놓았다. 그리고 이렇게
묻는다. '그래서, 지금 당신은 행복한가요?'
조금은 의외의 대화가 오간다. '행복으로 가는 길을 하나의 여정으로 봤을 때, 간소한 삶이야
말로 바로 그 첫 단계입니다.' 더 많이 가지고 싶고, 더 많이 누리고 싶고, 더 많이 뺃고 싶은
욕망으로 거득찬 우리에게 행복의 첫 걸음이 '간소화'라고 말한다. 간소한 삶이 야망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짐이 없으면 걷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해지기에 잡동사니를 없애고 불필요하고
의미없는 생각과 감정을 덜어내고 비우면 그 만큼 풍요함을 느낄 수 있다는 미니멀리즘
(minimalism)을 이야기 한다. 물리적 미니멀리즘을 정신적 영역으로 옮겨오개 되면 본질적인
것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 간소한 삶은 인생에서 꼭 필요한 것들에만 전념하겠다는
선택이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여다 보면 한 사람은 계속 세상을 이야기하고 한 사람은 계속 이상을 이야기
한다. 대화 중에 스마트 폰과 아이패드를 들여다 보고 싶은 욕망을 억제하는 백만장자와 대화
사이사이에 자연을 향해 눈을 돌리는 승려, 어쩌면 이들은 생각의 출발이 다르지 않나 하는
질문을 해 본다. 무의미와 유의미의 차이는 결국 자신에게 필요하냐 필요하지 않느냐의
차이이기에 서로의 출발이 너무도 다른 둘은 평행선일 수 밖에 없다. 누군가의 생각을 접거나
줄이기 전에는.
작은 일에 고마움을 느끼고 상대를 탓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삶의 행복을 얻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어차피 한 번 일어난 일은 변하지 않는다. 과거의 일을 되돌릴 수는 없다. 앙갚음,
기도, 후회, 바로잡기를 위한 행동 등 그 어떤 것도 이미 일어난 과거의 사건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과거에 의해 촉발된 현재라는 사건뿐이다. 이에 저자는 '자신만의
통제권'을 이야기한다. 아무리 엉망이었다 하더라도 스스로 한 행동에 책임을 지는 순간 배움의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행복을 한 단어나 문장으로 정의 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행복은 마음과 감정의 조화이며
야망과 유머 사이의 균형이다. 용기 내어 '아니다'라고 말할 줄 알고, 때로는 '그렇다'라고 말하는
호기심과 창의력을 잃지 않는 것이다. 깊은 행복이란 감사한 마음으로 잘 보낸 하루 속에서
비보평범한 요소들이 만들어 낸 총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