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준의 나주 수첩 2 - 송일준과 함께 하는 즐거운 나주 여행 송일준의 나주 수첩 2
송일준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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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권에 이은 이 권은 인물에 대한 소개가 많다. 나월환 선생은 독립투사이자 아나키스트며

장개석의 중국 중앙군사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광복군 지대장을 지닌 당시에 보기드문

엘리트임에도 이름조차 낯설다. 아니 이 책에서 만나지 않았다면 또 그냥 모르고 지나갔을

것이다. 사실 우리의 역사엔 감춰지고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 의외로 많다. 거북선을 만든

나대용은 '불멸의 이군신'이라는 드라마에서 눈여겨 보았던 인물인데 이 책에서 다시 만났다.

선박 축조에 귀재였던 그를 알아 보고 선박 축조의 전권을 맡긴 이순신이나 그 재능을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결국 만들어 내는 나대용이나 둘다 평범한 인물들은 아니다. 그런 인물들이

나주의 구석구석에 산재해 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연인이었던 '루 살로메'에서 착안했다는 카페 '루(Lou)'는 나주에 사는

지인이 '여긴 꼭 가봐야 된다'며 데려간 곳이다. 360도 유리로 되어 있어 영암 월출산과 광주

무등산, 나주 금성산을 둘러보며 경치를 즐길 수 있는 이곳은 스코틀랜드 말로 '사랑'이라는

이름과 한자로 '누각'이라는 의미를 지니기도 하는 뷰가 멋진 곳이다. 그때도 그곳엔 많은

이들로 붐볐다.

세계에서 유일한 암수 한 몸의 연리목인 '호랑가시나무' 역시 나주의 명물이다. 한쪽엔 열매가

가득이나 다른 한쪽엔 아무것도 열리지 않는 그런 나무. 그런데 현지인인 내 지인은 이 나무를

모른다. 역시 자기가 관심이 있고 눈길이 가는 곳에만 신경을 쓰는 현대인이라서 그런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기존에 있던 나무에 대한 설명 보다 저가가 소개하는 '땅 속에 뿌리가

얼크러지고 땅위의 줄기가 서로 붙더니 한몸이 되었다'라는 설명이 더 눈길이 가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은 전국 곳곳에 널려 있는 조금 과장되고 억지스러운 설명문들을 너무 많이

봐와서 일 것이다.

이외에도 나주 정미소 창고를 공연장으로 바꿔 음악콘텐츠를 생산하는 장소로 변신한 '난장곡간',

왕건의 물 한바가지 전설이 깃든 완사천, 카톨릭 교구와는 별도로 본부를 로마에 둔 수도원

조직인 글라렛 선교 수도원이 나온다. 수도원은 사제와 수사들이 평생 수도원 안에서만 사는

봉쇄수도원, 지역 사회와 교류하며 살아가는 활동수도원, 그 중간 쯤 되는 수도원 이렇게

세 종류가 있는데 이곳은 활동 수도원에 속한다. 피정 장소로 수도원을 개방하기도 하고

비료창고를 수리하여 문을 연 후 독서모임, 그림 그리기, 문화강좌등이 열리는 공간을 열기도

하는 기존에 생각하던 폐쇄된 수도원과는 많이 다른행보를 보이는 곳이 이곳 나주에 있다.

궁금함과 설레임에 서둘러 책장을 넘기다 보니 어느새 2권이 끝났다. 아주 오랫동안 감춰진

비밀스러운 곳들이 수줍게 살짝 문을 연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뭔가 아쉽다. 역시 눈으로

보아야 하는 것인가. 날이 조금 따뜻해지면 남도 여행을 계획해 보아야겠다. 그곳에서

그곳만의 시그니처들을 만나고 보고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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