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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준의 나주 수첩 1 - 송일준과 함께 하는 즐거운 나주 여행 ㅣ 송일준의 나주 수첩 1
송일준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평점 :
PD수첩 책임 피디와 진행자로 알려진 송일준(현 광주대 석좌교수)의 여행서인 이 책은
저자가 광주 MBC 사장을 퇴임 한 후 제주도에서 한달 살기를 하고 펴낸 <송일준PD 한달
살기>이후 두번째 책이다. '낯선 곳에 가면 현지인의 말을 들어라'는 말이 있듯 나주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오롯이 살아 있는 저자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그래서인지 구석구석을
다니고 알려준다. 일반의 여행기가 여행자의 입장이라면 이 책은 현지인의 입장이다. 그래서
더 정감이 가고 따뜻하다.
정권의 외압아닌 외압으로 제작현장에서 몰려나 한직을 떠돌며 소위 사내 유배생활을 했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그가 소개하는 유배의 길은 더 서운하고 먹먹하다. 삼봉 정도전의 유배자와
정약용과 정약전 형제의 눈물의 이별 장소인 주막 율정점은 그 흔적도 미미하고, 흰 연꽃이
피는 연못중 가장 크다는 무안 백련지보다 십만평 이상 넓은 연못인 '우습제'는 제방에 소를
매어 놓았다고 해서 '소소리방죽'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소울음소리조차 없다.
다만 새소리와 매미소리 바람소리만 횡하게 들린다. 그래서인지이곳을 소개하는 저자의 글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겹쳐진다.
나주하면 '나주곰탕'이다. 추운 날 후후 불며 먹으면 그 맛이 언 몸과 가슴 속까지 녹여주는
그 맛이 아주 그만인데 나는 조금 심심하게 먹는 편이다. 한우고기(양지, 목심, 사태)를 사골과
함께 국물을 내 맛과 육질이 더욱 좋은 나주곰탕은 40여년전 부모님을 따라 나선 여행길에
들른 나주 '나주곰탕하얀집'에서 처음 맛보고 그 담백한 맛에 끌려 지금도 일년에 한두번은
방문을 한다. 110년 4대를 이어오는 이 집, 물론 중간에 살짝 맛이 진해져서 의아했었지만
금새 제 맛을 찾아 반갑고도 다행스러운 그곳, 깍두기가 내 입에 딱 맛았던 이곳 다시
가보고 싶다.
금새 책장이 넘어간다. '내가 살던 내가 사랑하는 곳이오'라는 느낌이 물씬한 이 책은 역시
한 권으로 아쉽다. 그래서 나주수첩2권이 손에 쥐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