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순간들 - 나조차 몰랐던 나를 만나는 시간
김현경 지음 / FIKA(피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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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행복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악몽이다. 자신과의 동행 속

기억은 그 기억만으로 이미 행복을 느끼지만 수치스럽고 고통스런 기억은 그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을 만치 아프다. 이 책은 그런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행복은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기는 순간을 늘려갈 때 찾아옵니다'라는 문장이 유독 눈에 들어

온다. 나를 소중히 여긴다는 것, 나를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 나에게서 희망을 보고 그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나를 향한 세상을 의식하지 않고 나의 길을

걸어가며 그 길에서 행복을 찾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인생이자 삶이다. 세상을 결코 우리를

그대로 두지 않는다. 세상은 진짜 나의 모습을 들키기라도 하면 안되는 것처럼 꽁꽁 싸매고

숨기려 들고, 비교하고 판단하기를 서슴치 않는다. 우리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런 세상

앞에 알몸으로 맞서는 어리석고 불편한 진실은 여전히 우리를 그 소용돌이 속에 내버려 둔다.

마음은 늘 불안하고 항상 뒤쳐지는 것 같은 생각에 잠못 이루는 밤이 늘어 나고 그러면서 한살

한살 나이는 먹어간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에게 '나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라는 독일의 정신의학자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의 말을 빌어 '나'에게 집중 할것을 요구하며 하루에 한가지의 질문에 대답하며

자신을 단단하게 뿌리 박힌 나무와 같이 만들기를 이야기한다. 그렇게 단단해진 마음과 정신으로

세상앞에 서라는 것이다.

자기와의 대화가 언제나 기대에 찬 시간이지는 않다. 어떤 이에게는 그 시간이 죽을만큼 싫은 이도

있을 것이고 기억을 떠올리는 것 조차 두려운 이도 있을 것이다. 사고라는 기능을 가진 인간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저자의 말이 조금은 아리다. '당신이 지쳤다는 것은 그만큼 노력했기 때문이다'

그 노력이 얼마나 우리를 힘들게 하는지 모른다. 그 노력 때문에 더 많이 지치고 더 많이 힘겹다는

것을 저자도 알텐데 굳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그래도 살아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를 더 많이

위로하고, 나를 더 많이 아껴주고, 나를 더 많이 생각해 주라고 주문하는 저자의 깊은 속내가

느껴진다.

이 책에는 총 360개의 질문이 등장한다. 가끔 동일한 질문이 나오기도 하는데 육개월 뒤 다시

그 질문 앞에 서도록 배치되어 있다. 과연 6개월 뒤에는 어떤 대답을 할지 궁금해진다. 자신에게

솔직해 지는것, 의외로 어렵다. 아무도 보지 않고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음에도 우리는 늘

긴장하고 잔뜩 움츠린다. 경직되고 왜곡된 사고는 결국 스스로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 자신을

가둔다. 이 책은 그렇게 가둬 둔 나를 끄집어 내 새롭게 발견하는 그런 책이다. 가장 마지막

질문은 이렇다. '지금 이순간 나에게 뭐라고 말해주고 싶나요?'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힘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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