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공한 나라 불안한 시민 - 대전환 시대, 한국 복지국가의 새판 짜기
이태수 외 지음 / 헤이북스 / 2022년 1월
평점 :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ens)의 소설 에 나오는 문장이다. 지금의 우리와 상황과 거의
흡사하여 적어 보았다. '최고의 시간이었고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고, 믿음의 세기이자 불신의 세기였다. 빛의 계절이면서도 어둠의 계절이었고, 희망의
봄이지만 절망의 겨울이기도 했다. 우리 앞에 모든 것이 있었지만, 또 한편으로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모두 천국으로 가고 있었고 우리 모두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그렇다. 지금
우리에겐 두 개의 서로 다른 시간이 흐른다. 아주 철저하게 나뉘어져서.
불평등과 분배의 문제는 어느 시대에나 있어 왔지만 지금 우리는 간극은 점점 더 벌어져 소득
상위 20%가 전체 소득의 71.5%를 가져가는 반면 소득 하위 20%는 전체의 1.4% 만을 가져가는
불균형의 시대를 살고 있다.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경제 규모의 급격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빈곤율은 여전히 높고 특히 노인 빈곤율은 2위와 현격한 격차를 보이며 새계 최고를
차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격차가 점점 구조화되고 새습화 된다는 것이다. 과거의 계층
이동의 경로로 활용되었던 교육을 통한 계층 이동의 기회는 점점 줄어들어 이제 더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 부의 불균형이 교육의 불균형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더불어 성별간 임금격차와
성 불평등 지수등은 여전히 최상위권이다. 불평등과 불공정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대안과 희망이
부재한 현재의 조건은 청년들을 'N포 세대'로 만들었고 이는 높은 수준의 울분으로 드러나고 있다.
저자들은 이 책을 대선 전에 꼭 읽어 보라고 주문한다. 유권자의 정치 성향과 투표 선택에서 계급
정치 양상이 명백히 드러나는 시점에 이 책은 복지정책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한다. 우리
선거정치에서는 출신지역(1990년대), 연령과 가치 변수(2000년대), 주관적 이념 성향과 계층의식
(자가 보유 여부와 자산 규모)이 변수로 부상했었다. 현재 우리의 복지 정책은 산적한 구조적
장애물과 긍정적 요소를 동시에 가졌다. 이 말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확연하게
달라질 것이라는 말이다. 무한한 잠재력을 정치적으로 접합하고 결집해 낼 리더십과 구체화된
체계적인 활동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에 대선은 이를 가늠해 볼 중요한 장이다.
현재의 고통스러운 삶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 보려고 발버둥 치는 국민들이 더이상 볼모가 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복지국가는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할 때 역시 지속 가능하며
지속 가능한 복지 자본주의는 혁신을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