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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의 역사 - 체중과 외모, 다이어트를 둘러싼 인류와 역사 이야기
운노 히로시 지음, 서수지 옮김 / 탐나는책 / 2022년 1월
평점 :
첫번째 마주하는 질문에서 말문이 막힌다. '사람은 왜 끊임없이 살을 찌우고 또 끊임없이
빼는가?' 답은 없다. 다만 현대인은 놀라울 정도로 몸무게에 민감하다. 누가봐도 살이
찐것이 아님에도 본인 스스로 살이 쪘다고 생각하고 다이어트를 한다. 심지어 다이어트를
무슨 정례 활동 처럼 정기적으로 하기도 한다. 어떤이는 외모 지상주의가 만들어낸
비극이라고도 하고 또 다른이는 사람의 기본적인 습성 중 하나라고도 하며 이를 통칭해서
'다이어트'라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의 '다이어트'에 대해 말한다. '다이어트(diet)', 결국 지극히 인간적이고
불가사이한 행동이다. 다시말해 다이어트는 건강법이 아닌 인간적이고 불가사이한 열정의
산물이다. 저자는 이에대해 '입으로 들어온 음식을 엉덩이로 내보내는 것과의 관계성,
단순하게 말하면 뺄셈이다'라고 말한다. 'Diet'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일상적인
음식과 식사라는 뜻과, 우리가 잘 아는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정해진 음식을 먹는 규정식
혹은 식이요법이라고 나와 있다. 이는 우리가 저지른 '포식'에 대한 벌로 제한된 식사와
다이어트의 의무가 주어지게 되는 것이다. 단 아무도 그것을 강제하지는 않는다.
먹는 것도 살 찌우는 것도 그것을 빼는 것도. 다이어트는 불과 100여년전에 출범한 근대적
문화이다. 일반적으로 다이어트는 도덕주의의 양상을 띠며 그 중심에 여성을 두었다. 19세기
말부터 여성의 사회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사회적으로 눈에 띠는 존재가 되며 '스타일'이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특히 여성에게 체중 관리의 기준을 강요하는 풍조는 여성을 눈에 보이는
대상, 에로틱한 시선 아래에 놓는 남성의 에고이즘에서 비롯되었다. 일부의 여성은 남성의
시선을 받기 위해 혹은 남성의 마음에 들기 위해 다이어트를 한다. 또 일부의 여성은 자립하고
사회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 자세로 다이어트를 하기도 하며 이는 여성의 새로운 사회적 지위에
이바지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시대는 점점 날씬함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다이어트는 광풍이
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다이어트 방식 중 하나인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은 미국의 백만장자인
호러스 플레처(Horace Fletcher)에 의해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살이 너무 쪄서 생명보험
가입을 거절당한 그는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방법인 '꼭꼭 씹어 먹기'를
도입, 실제로 몇백번씩 씹어서 맛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가 되어서야 음식을 넘기는 방법을 통해
넉달동안 93kg에서 74kg까지 감량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시간을 들여 꼭꼭 씹으며 천천히
식사함으로써 단백질 섭취가 절반 이하로 내려간다는 이점을 이용하는 이 방법을 플레처리즘
(Fletcherism)으로 명명하였고 지금도 가장 효과적인 체중 감량 방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음식을 먹는 모임을 '먼칭 파티(munching party)'라고 한다.
다이어트는 근대적이고 여성적이며 미국적인 현상이다. 특히 미국 서부 해안, 캘리포니아가
다이어트의 본고장이다.(작가의 생각) 물론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몰아치고 있고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책에는 다이어트라는 것이 알려진 이후 소개된 수없이 많은
방법들이 그것에 얽힌 이야기와 함께 실려있다. 특이하고 의미심장한 작가의 마지막 말이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살을 뺀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