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데코의 사적인 안주 교실 - 술이 술술, 안주가 술술
나카가와 히데코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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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요리 선생님. 요리교실 구르메 레브쿠헨(Gourmet Lebkuchen). 저자를 지칭하는

대표적 표현이다. 그녀가 운영하는 요리 교실은 150명이 정원이다. 그리고 딱 그 정도의

인원이 대기 중이나 자리가 나는 경우가 별로 없고 요리로 만난 이들이 이젠 술잔을

나누는 지기가 되어 버렸다. 그 맴버인 지인을 통해 저자를 알게 된 나에게 이 책은

친밀감과 강한 도전의식을 준다.

그녀의 안주는 쉽고 편하다. 워낙에 애주가인 저자 스스로가 '후다닥' 해서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위주로 선별해서 그런지 조리 방법이 간편하고 재료가 단순하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소개하는 글에 '술 마시며 만드는 안주' 혹은 '술 취해서도 만들수 있는 안주'라는 글이 많이

눈에 띄인다. 그런 그녀에게 애주가의 자존심은 '한 잔을 마시더라도 그냥 마실 수 없죠. 뚝딱

만들어 먹더라도 맛과 퀄리티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이다. 이 책은 그런 자존심을 지키는

이유이다. 또한 정통의 레시피가 아닌 그녀만의 '고집'이 만들어낸 '안주'들이 소개되는데

한 가지 아쉬운 건 대부분의 안주들이 기본적으로 집에서 음식을 자주 해 먹는 사람들이 가진

재료들이 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 아 이건 쉽겠다' 싶어 재료를 보면 소스를 만드는 재료 중

하나가 없고 '이건 해 볼만 한데' 싶은 것은 정작 주재료가 없다. 심지어 우리동네 마트에는

정어리 통조림도 없다.

그래도 몇가지는 직접 만들어 보았다. 모시조개를 잔뜩 넣은 조개탕은 평소에도 가끔 해 먹던

음식인데 이번에는 저자의 방법대로 만들어 보았다. 대부분의 조리법은 비슷한데 특이하게

저자는 마지막에 부추를 올린다. '왜'라는 생각에 그대로 따라해 보았더니 가볍게 어우러지는

그 맛이 아주 일품이었다. 너무 진하지도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게 딱 적당한 어울림을 가진

배합이었다. 술안주가 아니더라도 만들어 먹는 '옥수수 간장 버터구이'는 평소에 만들던

재료에서 딱 간장만 추가가 되는데 이것 역시 '왜'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역시'라는 수긍으로

변했다. 간장이 청양고추의 알싸한 맛과 버터의 느끼함을 동시에 잡아준다. 비슷한 방법으로

내가 가끔 반찬으로 만들던 '소고기 우엉 도우자니'는 저자의 소개처럼 일석몇조의 알찬

술안주겸 반찬이다. 여기서 '생강'은 신의 한수다.

이 책에는 주재료 한 가지에 냉장고에 있는 것 꺼내서 후다닥 만들어 내는 초간편식 안주들이

50여가지나 소개된다. 한잔의 술 혹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과 함께 하는 안주(음식)들. 어쩌면

저자의 말처럼 이것이 행복일수도 있을 것 같다. 연희동 가정집을 넘어 우리 각 가정에도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지지고 볶는 행복한 일상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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