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쳤다

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쳤다 (10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 색과 체 산문집
색과 체 지음 / 떠오름 / 2021년 11월

만남은 헤어짐을 전제로 한다. 사랑도 우정도 결국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고 헤어짐은

남겨짐이라는 아픔을 내포한다. 각자의 이별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잃은 듯 아프지만

결국 이 또한 지나갈 것이고 그 끝엔 남겨짐이라는 외로움이 존재한다.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을 전재하기에 설랜다. 이별의 아픔은 시간이 흐름과 함께 퇴색되고

견딜 수 없었던 공허함의 빈자리는 또 다른 만남으로 채워진다. 결국 인생은 이렇게 되풀이

되는 쳇바퀴와 같다.

사랑은 함께 하고 싶은 감정이다. 인생도, 쉼도, 생각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사랑이다.

그래서 사랑은 지독한 소유가 되고 이 소유는 상대를 지치게 만들고 결국 그 사랑은 헤어짐을

가져온다. 저자는 이러한 소모적 사랑 속 이별에 대해 '사랑하지 않아서 헤어지는 것이다'고

말한다. 이유와 핑계와 구실은 차고 넘치지만 결국 사랑하지 않아서 헤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사람은 만나고 헤어진다.

사랑은 노력이다. 노력없이 되어지는 것은 없다. 막연함이 아닌 절박함이 사랑을 가능케 한다.

앞으로 내가 만날, 내가 꿈꾸던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나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 안에 그 인연이 기꺼이 들어와 머물 수 있을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랑은 먼저 사과하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듯 '잘못해서가 아니라 우리 관계가 소중해서 먼저 사과하는 것이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꺼이 져 주기 위해 하는 말이다. 그래서

사과는 용기와 사랑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라면 분명 더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나 또한 그렇다.

당신이 알게 해주었다. 당신의 매일매일이 평온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원래 가려던

방향과 조금 다를 수도 있지만 이 사람 때문에 더 좋은 길을 알게 됐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사람 곁에 머무는 것은 행복이다.

이 책에는 감성이 넘치는 글들이 넘쳐난다. 그냥 편하게 읽으면 한 없이 편한 책이고 조금

생각을 보테기 시작하면 한 없이 어렵고 힘든 책이 된다. 선택은 읽는 이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