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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말, 씀
글순희 지음 / SISO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누군가에게 오래도록 기억되고 관심을 갖게되고 상품을 구매할 욕구를 만들어 주는
글을 쓰는 이들이 있다. '촌철살인'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그들. 그들은 일반인들의
상식을 뛰어 넘고 현실 속 어디에도 속하지 않지만 현실안에 살아 있는 글을 쓴다.
이 책은 그 중 한 사람의 글을 모아 놓은 책이다.
말은 어렵다. 특히나 '국어'는 어렵다. 단어 하나, 문장 부호 하나, 삼지어 띄어 쓰기
하나로 의미가 바뀌고 달라진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글을 배우려다 중도에 포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말장난 같지만 결코 그 갚이를 무시할 수 없는 언어의 유희, 우리
선조들은 이미 이 즐거움을 알았기에 언어의 유희와 농담을 해학과 풍류에 담아 즐겼다.
저자도 자신을 '글을 가지고 노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평범해서는 금새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는 그쪽 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미친듯이 가지고 놀아야 하며, 생각해
내야 한다.
'오늘 잘했어'와 '자잘한 일이야', '오늘 도망쳤다'를 '오! 늘 잘했어'와 '자! 잘한 일이야',
'오늘도 망쳤다'로 바꿀 수 있는 기발함, 이 기발함이 그를 광고판에 남아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기발함은 수 많은 공상과 망상 속에서 나온다. '얻어 걸리는 것'이 아니라
처절한 기억이라는 '고통의 산물'이다.
저자의 많은 말들 중 이말은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수천 번의 연습이 단 한 번의
역습을 만든다'. 그렇다. 우리의 삶은 그렇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한번에 덜컥 이루어지는
금수저들이 아닌 그저 평범한 우리에게 연습은 불가분이다. 그렇게 죽도록 연습하고
또해서 단 한번 찾아 오는 그 기회를 잡는 것이다. 기회는 준비되어 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다. 한번의 역습이 모이고 모여 단 한번의 승리를 이루는 것이다. 누군가는 수천번의
실험을 통해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누군가는 수만번의 훈련을 통해 정상에 서고, 누군가는
수없는 시간과의 싸움을 통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한다.
우리에겐 동일한 조건이 주어진다. 다만 그것을 위한 시간과 상황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마지막'을 거꾸로 하면 '막지마'이다.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출발을 의미하는 이 말, 코로나라는 생경한 경험 앞에 놓인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는 한 마디 같다. '마지막'이 아니라 '막지마'이다. 다시 시작하는 용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