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은 아픔이다. 그리고 버텨냄이다. 저자는 삶의 버팀목인 남편과 아버지를 연이어 떠나
보낸 상실감을 치유 할 방법으로 여행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 여행은 결국 '사람이 있었음'이다.
'상실에 대한 복구'는 저자의 말처럼 자신만의 방법으로 충분히 애도의 시간을 가진 후에야
가능하고 그때에야 비로소 새로운 생의 길을 갈 수 있는 것이다.
혼자만의 여행. 여행은 외로움이다. 그 외로움의 길에 처절하게 혼자 내버려지는것이 여행의
묘미이다. 당연히 긴장도 된다. 어색하고 낯설고 때론 무섭기도 하다. 그러나 여행이 결국
'사람'이다.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를 반복하는 여행은 그 자체로 이미 살아 있음이 된다.
벽은 넘어서라고 있고, 어려움은 견디라고 있으며, 문제는 풀어 내라고 존재한다. 여행은 벽과
어려움과 문제를 동시에 만나는 시간이다. 그래서 첫 걸음이 중요하다. 아들과의 동반에서
진정한 혼자만의 여행이 시작되었을 때 리라를 인출하고 유심칩을 사고 갈아 끼우는 것이
더디고 어렵지만 결국 해 나가야 하는 일이고 그래야 한다. 그렇게 혼자만의 여행은 시작된다.
오래전 멋모르고 시작했던 프랑스 남부 배낭 여행이 생각났다. 지금은 정보나 자료가 넘쳐
나지만 그 당시는 인터넷 보급률도 거의 바닥이었던 시기라 지도책 하나에 의지해서 무려
14일을 헤맸던 기억이 난다. 그때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고 이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 중 두 사람은 연락을 한다. 그래서 저자의 '여행은 결국 사람이다'라는 말이
공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