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이방인 -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죽음에 맞서는 진실에 대한 열정!
알베르 카뮈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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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는 죽었다(Aujourd'hui, maman est morte)'로 시작하는 이방인은 다소 건조한

문장들이 이어지는 간결한 문체로 된 알뵈르 까뮈(Albert Camus)의 소설이다. 엄마의 죽음,

아랍인의 죽음, 뫼르소에게 주어진 죽음. 이 세개의 죽음은 죽음의 모든것을 보여준다.

자연사, 타살, 법에 의한 죽음, 결국 죽음은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사실이고 그 사실은

여전히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 그 죽은은 언제나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한다.

까뮈는 이 소설을 29세(1942)에 발표했다. 이방인(L'Étranger)은 '자기 자신과 사회에 대해

낯설게 느끼는 자' 혹은 '사회가 이상한 사람으로 치부하는 자'를 말한다. 이 책에서는 보통의

사람들과 다른 생각과 행동을 보이는 '뫼르소'로 대변된다. 곳곳에 까뮈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드러낸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미 살인의 마음을

품었다고 판단하며 이는 살인의 동기로 충분하다는 유약한 논리는 어쩌면 까뮈가 고발하고자

하는 논리도 부족하고 이유도 불분명한 세상 속 '부조리'의 단면일지도 모른다.

뫼르소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다. 그의 행적은 재판 과정을 통해 드러나며 그의

생각은 점차 자기 확신으로 나아간다. '나에게는 확신이 있어. 나 자신에 대한, 모든것에 대한

확신, 너보다 더한 확신이 있어. 나의 인생과 닥쳐올 이 죽음에 대해 확신이 있어'라고 말하며

자신의 죽음의 과정에 대해 확신에 차 있고 이는 강한 신념으로 비춰진다. 그리고 뫼르소는

자신의 사형집행일에 많은 사람들이 증오의 함성으로 구경와 주길 기대한다. 그의 죽음 앞에

그를 도울 수 있는 사람(애인, 신부, 변호사)이 있었음에도 그는 억지로 누군가의 이해를 구하지

않는다. 그렇게 그는 상존하되 고립되는 '이방인'이 되어 간다. 이런 그에게 '자발적 이방인'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샤르트르(Jean Paul Sartre, 사상가, 작가)는 '은

설명하는 책도 증명하는 책도 아니고 부조리의 인간을 묘사한다. 카뮈는 다만 제시할 뿐, 원래가

정당화 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인 그것을 정당화하려고 애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책 의외로 어렵다. 쉽게 생각하고 덤벼들면 되돌아가기와 멍때리기를 반복해야 한다. 분명

예전에 읽었는데(심지어 이 책은 세계명작동화 전집에 포함되어 있다) 별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문장은 간결하다 못해 심심할 정도인데 조금만 생각을 기울이면 그대로 빠져들고 잠시 한 눈을

팔면 여지없이 되돌아 가야 한다. 까뮈는 뫼르소의 재판 과정을 통해 한 인간의 삶이 무참히

무너져 내린 채 죽음에 대한 어떠한 구원마저 얻지 못하는 철저한 이방인이 되어 있는 모습과

세상과 마주해 억압적이고 부조리한 관습과 양식에 대해 고발한다.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우리는 잘 살고 있는 것인가?' 혹 우리 역시 철저한

'이방인'이 된 채 그저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보아야 할것 같다. 생각이 많아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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