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수면 동화 - 당신의 불면증을 잠재워줄 열 편의 이야기
이타르 아델 지음, 박여명 옮김 / 가나출판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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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두름을 키워드로 하는 거대한 네트워크의 시대를 살고 있고, 자기 자신과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은 우리의 어깨를 짓누른다. 밤이 되고 자야 할 시간이 지났음에도

생각의 쳇바퀴는 여전히 돌고 있고 우리는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안정'하고 '불충분'한

시대를 살고 있다. 저자는 우리에게 '좋은 수면 의식'이 필요하다며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버리기'. 예전 광고 중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카피를 사용한 스피드 011 광고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광고는 이동통신 광고다. 할머니의 별장으로 가는 레나가 기차 여행을 하면서

한 가장 첫 번째 일은 휴대폰 전원을 끄고 트렁크에 넣는 일이다. 우리에게 휴대폰은 부적이다.

없으면 윈지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심지어 자신의 왼 손에 휴대폰이 들려 있음에도 휴대폰을

찾는다. 마치 손에서 떠나가면 안될것 같이 꼭 쥐고 놓질 않는다. 레나는 휴대폰 대신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선택한다. 금빛으로 물든 호수와 휴식을 취하는 오리들, 광활한 침엽수림,

수킬로를 이어지는 밀밭, 드넓게 펼쳐진 보라빛 라벤더가 정복한 들판, 평화롭게 잠든 객실 승객들

그리고 풍차, 여기까지가 눈에 보이는 풍경이다. 그리고 레나는 익숙한 기차 소리를 세며 깊고

편안한 잠에 빠져 든다. 이 모든 것은 '버리기' 덕분이다. 손에 쥔것을 놓는 것이 쉽진 않지만 놓는

순간 세상을 마주하고 누릴수 있게 된다. 역에는 커다란 밀짚 모자를 쓴 할머니가 기다리고 계신다.

'어른 동화'라고 해서 다른쪽을 조금 상상했다. 나의 음란 마귀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등장을 못하고

꽁꽁 싸매져 봉인되었다. 그런데 편안하다. 첫 장인 '밤 기차' 부터 마지막 장인 '감사한 마음'까지

한달음에 읽었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바로 잠들거나 '까무룩' 잠이 오지는 않았다. 다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떠올리게 하는 포근함을 가졌다.

또 하나 이 책은 '머릿속 화가'를 탄생시킨다. 그냥 읽기만 해도 그림이 그려진다. 전해지는 풍경과

사물의 모습 하나하나가 그림이 되어 나타난다. 다양한 색으로 치장한 그것들이 내 머릿 속에서

펼쳐지고 어느새 나는 그 안에 있다. 저자의 마지막 말처럼 '이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음이,

나는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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