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사 걷기 - 한민족에게 임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따라
임경근 지음 / 두란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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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이 교회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교회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P13

'복음'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니 기독교 음악이지만, 그 리듬과 풍은 세속에서 사용하는 것이다.

P368

과거 보다는 현재, 현재 보다는 미래에 더 관심있는 이들에게 과거는 그저 지나온 세월일 뿐이다.

역사에 집착하면 과거에 붙잡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눈 앞에 닥친 일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과거 없는 현재란 없다. 과거는 지나온 흔적이고 걸어 온 발자국들이다. 그 과거가

모여 현재를 이루고 미래를 만든다. 그래서 역사를 아는 민족은 강하다. 물론 그 역사는 왜곡되고

뒤틀린 승자의 역사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역사여야 한다. 세계교회사를 전공한 저자의 '한국

교회 이야기'는 시각과 사고의 틀이 다를것이라는 생각에 기대감을 가지고 책장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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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하나의 보편적인 거룩한 사도적 교회(A Chatholic Holy Apostolic Church)이다. 비록

20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서구의 교회와는 비교도 안될 150여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교회는

그 안에서 역사하는 분의 손길과 다스리심을 분명 경험했고 경험하며 경험할 교회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한국 교회사를 선교사적 관점도 아니고, 민족사적 관점도 아니고, 실증이나

연대 역사관도 아닌 종교 개혁자들이 교회를 개혁하며 부르짖었던 '오직 성령(Sola Scripture)',

'오직 은혜(Sola Gratia)', '오직 믿음(Sola Fide)'의 관점에서 기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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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현재 미래의 머리인 그리스도 아래 하나로 모이는 택함 받은 사람들의 전체'(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25.1)인 교회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 세우시고 사람에게 일을 맡기신다. 예수님은

교회의 머리로서 세상의 마지막 때 택한 백성을 교회로 불러 모은다. 그리고 이 일들은 그의

뜻대로 계획한 영원한 목적을 따라 일어나는 모든 일을 미리 정해두시고 일하시는 '작정'과

그 작정을 이루어 가시는 '창조'와 '섭리'로 이루신다. '섭리'는 때가 있다. 그 때는 그분의 때이며

그 분의 시간이다. 한국 교회의 시작은 그 '때'가 차면서 시작된다. 당시의 전통 종교에 대해

언더우드 선교사는 '조선 사람이 옛 종교에 대한 충성이 식었고, 믿음을 잃고 있으며, 인간이 만든

신앙의 공허와 거짓을 보고 있었다'. 고 보고할 정도로 당시의 종교상은 공황상태였다. 또한 변화를

요구하는 세상의 압박을 견딜 힘도 의지도 없는 상황에서 '개방'과 '개화'가 시작된다. 공직자들의

부패는 극에 달해 백성이 수탈의 대상이 되며 정의가 사라지고 소망이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당시 대부분의 식민지배 국가들은 지배국가와 종교가 함께 들어와 기득권 세력이 되었던것과는

달리 한민족에게 복음을 전한 국가와 한민족을 식민지화 한 국가가 서로 다르다는 특징을 지닌다.

마지막으로 개신교가 들어오기 100여년전인 1784년에 로마 천주교(이 표현은 아주 맘에 든다)

선교사가 들어와 당시 기득권 세력의 체제유지에 대한 불안감등으로 박해의 구실이 되어 수없는

'사화'를 거치게 된다. 백여년이 지난 후 들어오게된 개신교는 이 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

조선밖, 중국과 일본에서 번역된 한국어 성경은 '권서인(부끄럽게도 처음에는 사람인줄 알았다.

colporteur)'이라 불리는 한국인 개종인들에 의해 전국으로 전달되었다. 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한국인 개종자들인 권서인들에 의해 선교사들이 입국하기전 이미 복음을

전달하고 있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권서인이던 '서상륜'이 1885년 20여명의 개종자들과 함께

개신교 공동체를 세웠는데 이것이 한반도 최초의 교회이자 장로교의 요람인 '소래(송천)교회'이다.

동생인 서경조는 1900년 한국교회 최초의 장로가 되고 후에 평양신학교에서 공부한 후 1907년

한국 최초의 목사 7인 중 한명이 되었으며 그의 아들 서병호는 한국 최초의 유아 세례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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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한국 교회의 치부 몇가지가 등장한다. 그 중 하나가 '목회자의 수준'인데 지금도 여전히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 당시의 상황이 그렇기 때문에라는 변명을 해보지만 이마저도 구차하다.

물론 목회자의 수준은 학력이나 지식으로만 구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제대로된 교육은 받아야

하는데 워낙 척박한 환경이었던 당시로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이 상황은 지금도 이어진다.

목회자의 '영성'이나 '신학'이 부족한 것은 불편한 진실이다. 심리학이니, 철학이니, 문화에

몰두하느라 신학과 영성의 깊이를 잃어 버린 강단은 더이상 힘이 없고 선포하는 말씀은 공허하다.

심지어 말씀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강단에 서는 목회자들도 비일비재하다. 한국교회 초창기의

그분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려 끝없이 공부하고 말씀을 보고 매달렸는데 자판 몇개만 치면

대부분이 해결되는 요즘 목회자들은 뭐가 그리 바쁜지 늘 부재중이다. 이런 한국 교회의 현실은

'사람을 불러 모아야'하는 교회의 기능에 역행해 교회 안의 이들마저 밖으로 내 몬다. 이밖에도

'신사참배'와 '교파분리' 같은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일들이 여과없이 쓰여있다.

저자는 우리에게 '종교개혁적 신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만큼 부패하고 타락하고 변질했다는

말이다. 비단 교회 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세상과 너무 많은 타협을 한 결과 본질을 잊어 버린채

살아간다. 세속화된 교회는 더 이상 세상의 존경을 받지 못한다. 세상의 존경을 받지 못하는 교회는

그리스도의 영광을 갈아 먹는 '좀'과 같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로부터의 개혁'이다.

이 책은 신앙을 하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다. 명과 암을 바로 보고 알고 느끼고 돌이키는

그런 역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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