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종호 판사의 예수 이야기 - 정의롭고 선한 삶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천종호 지음 / 두란노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나라에서는 완벽한 정의가 이루어 집니다. P51

날이 저물었을 때에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용기있게 빌라도에게 가 예수님의 시체를 달라고

했습니다. P238

지금 우리는 '신앙의 고비'라는 터널을 지나고 있다. 다행히 동굴은 아니다. 본질이 희미해지고

본질이 왜곡되고 본질이 뒤바뀌는 혼돈 앞에 우리의 신앙은 거의 무방비 상태다. 동굴이

길어서인지 의지가 약해서인지 아니면 우리가 잘하는 말인 믿음이 부족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우린 그 터널 안에 있다. 이런 우리에게 저자는 사복음서를 중심으로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다른 쪽으로 빠지지도 않고 중심이 흔들리지도 않고 그냥 예수 이야기만 한다.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된다.

'Vere Dus Vere Homo'. 칼게돈 신조(주후 451년, Difinition of faith Chalcedon). 예수에 대해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은 없다. 저자는 이 책의 신학적 좌표를 여기에서 찾는다. 초월적 하나님을

발견하고 그 고유성을 드러내며 그 고유성인 '거룩'을 통해 하나님의 존재에 다가간다. 그러면서

현대 신학의 오류에 대해 냉철하게 비판한다. 포스트 모더니즘에 의해 오염된 복음주의와

인본주의적 신앙과 타협과 포기를 밥먹듯이 하는 변질된 신학에 대해 그가 하는 지적은 좀 아프다.

비록 그가 겸손함으로 자신의 신학적 미완성과 부족함을 이야기하지만 이 책을 읽는 목회자들 중

이만한 소양을 가진이가 얼마나 될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깊다. 특히나 헤롯 대왕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 등장시키는 분열 왕국부터의 간략사는 저자의 직업이 판결을 내려야 하는

입장이어서인지 간결하고 일목요연하다. 짧지 않은 시간의 흐름을 정리하고 핵심을 끄집어 내

쉽게 설명한다. 고대근동사 책을 꺼내 다시 읽으며 곧 망하게 될 예루살렘 성을 보고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라고 통곡하던 예수를 발견하는 저자가 당혹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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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배열이 흥미롭다. 시간대 순으로 정리가 되어 있다. 4복음서를 비교하며 그 차이를 밝히고

그것에 대한 견해를 나타낸다. 신학적 판단은 하지 않지만 이미 이 책은 그대로 하나의 좋은 '신학

교재'이다. 목회자들이 너무 컨텐츠에 집중하느라 빼먹거나 생각하지 못하는 성경의 구석구석을

뒤지고 발견하는 저자의 사고의 틀이 멋져 보인다. 성전 청결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거룩하신 하나님께 예배 드리기 위한 장소가 예배에 참여하는 자들의 편리를

위해 제공하는 그것들(1년에 한번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반세겔을 내야 하는 성전세를 위한 환전상,

원칙적으로 제사를 지낼때 쓰이는 제물은 제물을 바치는 자가 직접 성전으로 가져와야 하지만

먼거리에 오는 이들이 그 제물을 온전하게 가져오기 어렵다는 이유로 등장한 제물용 짐승을 파는

사람들)로 인해 성전은 이미 입구부터 그 가치를 상실하고 있다. 마치 지금 이런 저런 이유로 교회

안에 카페가 들어오고 식당이 들어 오고 문화센터가 들어오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의 편리와 다수의

이용이 먼저가 아니라 교회는 예배드리는 곳이고 기도하는 집이다. 장사하는 이들의 물건을

뒤엎어버리고 진노하셨던 주님이 지금 우리의 교회에 오신다면 어떻게 하셨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것은 상징적인 건물로서의 교회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영적 교회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성공과 출세를 위해 예수를 한쪽 귀퉁이로 밀어내고 돈과 명예와 권력의 노예가 되어 본래의 가치를

잃어 버린 소금처럼 사람들에게 밟히고 무시당하고 조롱당하는 우리에게도 주님은 동일하게

진노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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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승리하신 싸움을 살아가면서 근대 계몽주의와 포스트 모더니즘에 빠져 힌두교와 불교와 같이

범신론적 동양 종교 사상과 결합한 것을 '새로운 영성 문화'라고 치켜 세우고, 공동체적인 예배보다는

개인적 명상을 선호하게 만들고, 죄의 참회와 통회는 뒷전으로 하고 인간의 심리적 안정만을

추구하며, 예수님을 하나님이 아니라 다른 종교의 창시자 정도로 격하시키고, 하나님이라

인정하더라도 '심판주 하나님'은 사라진채 '사랑의 하나님'만 강조하고 인정하는 지금의 우리에게

주님은 '진노'하실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여리고 성을 향해 진격하는 이스라엘 백성'과 '여리고 성

안에서 해방을 기다리는 기생 라합과 그 가족'으로 묘사하는 저자의 사고확장성과 유연성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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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신앙을 시작하려는 분들이나 신앙 중에 있으나 어정쩡한 위치를 견지하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것 같다. 4복음서를 관통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메세지를 일목 요연하고 진솔하게 정리한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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