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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선택한 가족 - 가족의 재구성과 새로운 독립성의 시대
에이미 블랙스톤 지음, 신소희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조카의 돌 잔치에서 '나는 아이를 가지지 않을거야'라는 선언을 해 버린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아이를 갖지 않는다는 선택과 그런 선택을 한 사람들의 삶, 그들이 부모가 되지 않겠다고
선택한 이유를 이야기한다. 오늘날 여성 중 육분의 일 정도가 가임기 내내 한번도 출산을 하지
않는 현실에서 이 책은 여성들에게 '자연적 본능'이라는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전제로
진술한다.
이제 더 이상 최소 두명의 생물학적 부모가 있어야만 아이가 태어날수 있다는 말은 과거가 되어
버린 지금(2016년 '세 부모'기술이 개발되어 두 여성의 난자와 한 남성의 정자에서 추출한
DNA를 가진 아이가 태어났다) 우리는 부모에 대해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들을 바꿔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아이를 가지지 읺는 사람들이 말하는 선택의 이유는 다양하다. 자율성 유지, 파트너와의
관계를 최우선적으로 하고 싶다는 바램, 환경에 대한 우려, 양육에 필요한 경제적 부담, 아이를
원치않고 딱히 아이를 가져야 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 등이다. 부모되기가 점점 운명이 아닌
선택으로 여겨지면서, 부모 되지 않기를 선택한 사람과 아이를 원했지만 못 가진 사람을 구분하기
위해 '아이를 갖지 않은 childfree'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으나 이마저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의로 아이가 없는 voluntary childless' 사람과 '어쩌다 보니 아이가 없는 involuntary childless'
사람을 구분하고 각각의 집단을 지칭하게 되었다.
젠더가 엄격한 이분법을 따른다는 생각은 폐기 된지 오래다. 이제 사람들은 젠더가 반드시 태어날 때
결정되지 않으며 생물학적 성별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깨달았다. 지극히 한정돠고 전형적인
여성성을 표출하는 이들만 여성이 아니다. 한번도 아이를 갖지 않은 여성은 아이 엄마 보다 독립성과
자율성이 강한 반면, 아이 엄마는 '진정한' 혹은 '전통적' 여성성을 드러내는 배려와 상냥함이
두드러진다. 어떤 여성은 엄마 되기를 선택하고 어떤 여성은 그러지 않기를 택한다. 진짜 여성은
자신이 원하는 어떤 모습이든 될 수 있다.
지금은 '가족이란 감정적이자 성적 동반자 관계를 부여하고, 재생산을 가능하게 하며, 경제적 필수
조건을 공급하고, 가정을 제공해야 한다'는 우리의 고정 관념을 버려야 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인것 같다. 세상이 그만큼 변했고 사람의 생각도 변했다. 아이를 가지는 것과 가지지 않는 것이
선택이듯 부모가 되는 것과 부모가 되지 않는 것 역시 선택이다. 우리에겐 타인의 선택을 결정할
자격도, 타인의 결정을 종용할 권리도 없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한마디로 우리는 아이를
갖는(갖지 않는)것을 선택할 수 있으며 그래야 마땅하다. 그래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