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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는 책쓰기 망하는 책쓰기 : 기획과 마인드 편 - 출판 27년 차 베테랑이 알려주는 팔리는 책쓰기의 모든 것 ㅣ 팔리는 책쓰기 망하는 책쓰기
장치혁(레오짱) 지음 / 서사원 / 2021년 10월
평점 :
이 책은 단순히 원고를 쓰는 수준이나 단순히 나도 책을 출간했다는 수준이 아니라 '팔리는 책을
효율적으로 쓰고 잘 파는 방법'을 이야기 한다. 저자 스스로 '혹세무민'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만큼 시중엔 이런종류의 책들이 즐비하다. 심지어 교정도 안 보는지 아주 오래전 자료를 그대로
실은 책도 있다. 그래서 인지 저자는 책쓰기 노하우 책으로서는 최초로 두 권으로 출간하면서
'디테일'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마인드와 기본을 다루는 1권 1부에서는 'Why'를 중심으로 책의 효용과 활용법, 책을 써서 인생
역전을 이룬 이들의 노하우와 망하는 책쓰기의 7가지 원인에 대해 이야기 하고 2부에서는 'What'을
중심으로 팔리는 책쓰기의 7가지 원칙과 분야별 책쓰기 비법등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특별히
'교학상장(敎學相長,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성장한다)'이라는 중국 오경 중 하나인 예기의
학기편에 나오는 성어를 사용하여 이 책을 쓰게 된 의미를 다시한번 설명하는데 마음이 많이 끌렸다.
사람은 누구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 책은 내가 살다간 가장 효과적인 흔적이다. 책이라는
큰 그릇에 내 지식과 지혜를 한번 담아 놓으면 지역과 시대를 초월해서 살아 남는다. 국립중앙도서관
지하 서고의 쿨링 시스템(cooling system)은 국가가 공식적으로 그런 흔적(ISBN을 받은 책 두권을
사서 한권은 대여용이나 열람용으로 한권은 보관용으로 소장하는 것)을 남기는 시스템이다. 그런
상태로 깨끗하게 보관되는 셈이니 일종의 타임캡슐이 된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글(텍스트, 책) 만이
우리 생각의 영생을 도와주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책의 형태는 '지식의 무한성'을 담은 그릇 같은 매체(medium)를 대표하는 말이다. 책을 쓰다 보면
자신의 생각이 무엇인지 또렷해진다. 글로 옮기기 전에 머릿속을 맴돌던 생각도 글로 옮겨 보면
자신의 생각이 구체화되고 근거로 대는 자료나 논리, 배경 이야기들이 무엇이였는지 또렷이
알게되고, 자신의 지식의 빈 대목도 발견하게 된다. 저자는 이것을 확대하여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라고 부른다. 처음 작은 눈덩이처럼 하나로 모아 놓은 구심점을 가지고 주변을 확장해 나가면
커다란 눈덩이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사고의 유연성과 확장성, 그리고 다양성이 필요하다. (이
챕터에 실린 사진이 내가 가진 어떤 집회의 사진과 흡사해 흠칫 놀랐다)
당일 정보는 '신문'이 되고 하루 지난 정보는 '신문지(휴지, 라면받침)'가 된다. 정보는 유효기간과
타이밍이 생명이다. 그래서 저자는 타이밍 앞에서 완벽주의자라는 병을 버리라고 한다. 그야말로
'아끼다 똥 된다'는 것이다. 완벽은 없다. 완벽을 기대하는것은 인간이 가진 오만이고 아집이다.
오래 내공을 쌓는 것은 충분 조건이지만 급변하는 요즘 시대에 맞춰 빠르게 쓰는 것은 필요
조건이다. 세상이 너무도 빠르게 변하기에 '묵혀둔 장 맛'은 사람들의 손에 잡히지 않는다.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것은 판매 부수가 안나온다는 말이고 그 책이 원칙적으로 실패했음을 말한다.
'예쁘게 만드는 디자인의 핵심은 구겨 넣는 것이다'(이노베이터, 김영세) '구겨 넣는다'는 말은
스티브 잡스가 직원들에게 '기기 안에 보이지 않게 다 구겨 넣으라'고 주문하면서 유명해진 말이다.
밖에 너저분하게 보이는 요소들, 도저히 안에 다 담길 것 같지 않은 것들까지 보이지 않게 다 구겨
넣고 최종적으로 '마지막 단 하나'만을 남기라는 것이다. 이것이 하이 콘셉트 즉 '단순화'이다.
단순성의 힘과 매력은 애플의 매력에서 여지없이 드러난다. 소비자의 감정을 관통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Ritual이 더해지면 그 영향력은 배가 된다. 대부분의 위대한
사람들은 자기만의 리추얼을 가지고 있고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복잡하고 정신없는 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뚝 떼어서 분리시키는 것이다.
이 책은 현실적이다. 직접 책을 만들고 기획하고 판매해 본 저자이기에 가능한 내용들이 가득하다.
'책은 가장 두꺼운 명함이다'는 띠지의 내용처럼 자신의 책을 만드는 일은 자기의 민낯을 공개하는
일과 같다. 물론 실패할 수 있지만 최소한 이 책을 본다면 적어도 어이없는 실수는 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