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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있고 싶다가도 혼자 있고 싶어 - 인간관계 때문에 손해 보는 당신을 위한 사회생활 수업
정어리(심정우)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10월
평점 :
코로나19로 당혹스러운 일상을 보내는 우리와 달리 너무나도 편하고 익숙한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스크를 써서 표정을 가릴 수 있어서 좋은 사람들, 굳이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
하지 않아서 좋은 사람들, 회식과 회의가 줄거나 사라져서 좋은 사람들, 물론 일정부분 나도
여기애 해당한다. 그래서 불편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느낀다. 이 책은 그런 내향적인 삶을 살아온
저자가 내향적인 성격을 비관하며 자학해 본적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던지는 응원가다.
내향성과 외향성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이는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이다. 그는
성격을 크게 내향과 와향으로 나누고 이들이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느끼는지에 따라 다시
네가지로 나눈다. 인식을 감각적으로 하는가, 직관적으로 하는가와 사고를 중시 하는가, 감정을
중시하는가에 따라 모두 8가지로 나뉜다. 세상에는 의외로 내향인(Introvert)이 많이 존재한다.
통계적으로 미국 인구의 47-55%는 내향적인 성향이다. 다만 내향인은 자신과 비슷한 내향인과
우정을 나누기에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고 점점 범위는 축소 되기에 겉보기에는 외향인
(Extrovert)이 훨씬 많아 보인다. 그리고 대부분의 네트워크는 외향 편향을 보인다. 아시틸콜린과
도파민. 아세틸콜린은 내향인을 릴렉스하게 만들어준다. 마음을 차분하고 편안하게 해주며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며 자신에게 집중할 때 주로 분비한다. 자기 내면을 돌아다 보는 활동을 통해서도
아세틸콜린은 분비된다. 도파민은 외향인에게 행복과 쾌락을 느끼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외향인은 수많은 활동 즉 잡담, 파티, 사교 모임, 울려대는 음악, 이성, 맛있는 케이크, 섹스등을
통해 도파민을 얻고 에너지를 충전한다. 도파민이 주는 쾌락이 달콤하므로 한번 맛보면 추가
보상을 위해 계속해서 같은 활동을 반복하게 된다. 내향인과 외향인은 유전자 구조(11번 염색체에
들어 있는D4DR)도 다르고 뇌의 감각정보를 대뇌에 전달하며 각성과 자극 정도를 조절하는
망상활성계도 다르다. 사람의 성격은 타고난 몸의 기질에 후천적인 환경과 경험이 더해져서
완성된다. 융은 '완전한 내향인이나 완전한 외향인은 정신 병원에서나 볼수 있다'고 말한다. 오히려
세상에는 '외향적인 내향인' 혹은 '내향적인 외향인'들이 훨씬 많다. 이를 양향인(Anbivert)이라고 한다.
양향인은 외향인 처럼 고객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적극적으로 자기 주장도 할 수
있고 내향인의 장점을 살려 경청하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겸손할 줄 알고
적당한 선에서 물러 날 줄도 안다. 성격이 내향적이라고 고민하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3분의 2가
된다는 것과 80억명의 인구 중 상당수의 사람이 양향인이라는 것을 생가해보면 내향인, 외향인,
양향인에 대한 생각이 어느정도 정리 될 것이다.
내향인과 외향인은 서로 다른 신경 경로를 사용한다. 외향인이 자극을 받아들일 때 이용하는 도파민
경로는 네비게이션으로 갈을 찾을 때 처럼 최단 경로의 고속도로다. 하지만 내향인의 네비게이션은
조금 특이하다. 빠른 길을 두고 굳이 오래 걸리는 사잇길로 빠진다. 조용하게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내향인들은 뇌의 앞부분인 전두엽(이마엽)에 혈류가 늘어나는 반면 교류를 즐기는 외향인들은 현재
감각을 해석함으로써 활성화되는 뇌섬엽 혈류가 증가한다. 의사결정, 결과 예측, 유사섬과 차이점을
판단하는 전두엽에 피가 쏠린 다는 것은 내향인은 지적인 사고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적은 자극에도 피로감을 느낀다.
고독과 외로움은 다르다. 영어로 고독은 'Solitude'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이라는 형용사 이면서
'(특히 즐거운)고독'이라는 명사이다. 외로움은 영어로 'Loneliness'로 '외롭고 쓸쓸한'이다. 고독한
상태를 본인이 원한다면 Solitude, 원치않는 고독으로 외롭다면 Loneliness를 쓰는게 맞다. 여기서
말하는 고독이란 내향인이 추구하는 혼자만의 즐거움이다. 이때의 고독은 충만하고 창조적인 삶을
살게 한다.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때 비로소 충만해지고 그 충만함은 즐거움이 된다. 혼자 있는 시간,
고독은 그런 것이다.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만의 시간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발전해
나가며 다른 사람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내며 '오랜 시간 혼자가 너무나 익숙해진 사람이 자기 삶의 반경을 1cm라도 넓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삶의 반경이 조금이라도 넓어지는것 그 자체가 이미 진보며 발전이다.
멈춤이 아니라 나아감을 선택하고 발을 내딛어 보자. 이미 저만큼 가 있는 자신을 뱔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