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는 어떻게 인류를 변화시켰을까? 혁명 시리즈
칼렙 에버레트 지음, 김수진 옮김 / 동아엠앤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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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생존은 쉽지 않다'.로 시작하는 이 책은 인간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문화 속에

이어져 온 지식이며 이 지식에 우리가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언어라고 말한다. 우리는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 끊임없이 언어를 통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생활에 필요한 행동양식을

배운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문화적으로 구체화한 지식이 축적되는 곳은 공동체이지 구성원

개인이 아니다.

우리는 '사건이 경과한다'라거나, '흘러간다'라고 표현할 때가 많다. 또한 시간이 '천천히' 또는 '빠르게'

움직인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시간은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고 우리 또한 시간을 통해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의 시간을 생각하는 방식은 문화적이고 언어적인 실천의 문제이다. 인간이

시간을 수량화하고 경험하는 순간에 이미 숫자를 부여하기로 선택한 것이다. 시간은 우리의 경험과

별개로 실제 존재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시와 분 그리고 초는 우리가 사는 아 세상과 정신에만 존재하는

것이다. 시 분 초와 같은 시간 단위는 사실 고대 수 체계의 산물이며 사라진 문명 속 언어의 흔적이다.

이 책에는 선사 시대 숫자, 뼈의 수열, 레봄보 뼈, 자라와라족의 셈법, 손의 동굴, 로지타스톤등의 다양한

수표 기법들이 등장하는데 무척 흥미롭다. 이들의 대부분은 인간의 편리와 유용성이 전제된다.

수를 표현하는 재미있는 방법들이 있다. 카리티아나어에서 11은 'myhint yj -piopy oot'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의 발가락 한 개를 가져라'라는 뜻이며, 20진법을 사용한 링컨 대통령은 연설에서 87년 전을 'four

score and seven years ago'라고 사용했고, 맘부어의 경우 20보다 큰 수량을 나타내는 단어들을 'judo

ngburu reli'라는 표현을 기본으로 하는데 이는 '한 명의 온전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한 사람의 손가락

10개와 발가락 10개를 의미한다. 수에 대한 개념이 정말 다양하다.

이 책은 끊임없이 '수'와 '숫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래서인지 책장이 쉽게 넘어 가지 않는다. 흥미로

집어든 책이 공부를 하게 한다. '원숭이 수학'이라 명명되는 실험에서 숫자 기호를 학습한 붉은털

원숭이는 화면에 보여지는 1에서 9까지 숫자를 오름 차순으로 짚었고, 이 숫자로 수량을 가르킬 수도

있었고, 다람쥐 원숭이는 덧셈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 인간 영장류의 수학적 능력은 '거리효과'

(distance effect)와 '크기효과'(magnitude effect)에서도 드러난다.

전 세계 언어의 대부분(전부는 아니다) 존재하는 숫자 단어는 수량의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숫자

단어와 계산에 익숙한 사람들만이 대부분 수량을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으며 연산과 수학의 세계를

향한 문도 열수 있다. 숫자 단어는 인류의 이야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간의 정신을 담고 있으며

우리의 인지 능력 뿐 어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의 경험을 형성해 왔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숫자의

발명을 이끈 원동력은 언어와 문화적 배경 뿐만 아니라, 우리가 늘 관심을 가져왔고, 사용을 위해 특별한

기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 두 손의 생물학적 대칭이라는 점을 강조 한다. 의심할 여지 없이 숫자와 셈은

인류의 이야기를 변화시켜 왔고 지금도 변화시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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