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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파이코노믹스 - 사회적 가치와 이윤을 동시에 창출하는 전략
알렉스 에드먼스 지음, 송정화 옮김, 이우종 외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5월
평점 :
비지니스는 '제로섬 게임'이다.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CEO는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임금을 삭감하는
방법으로 사회로부터 이익을 취한다. 역으로 우리는 기업이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이윤을 단속해야
한다. 공정한 분배가 중요하지만 기업을 개혁한다는 것은 단지 파이를 재분배하는 것만이 아니라
파이를 키우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파이 키우기' 사고 방식은 파이 크기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 기업은
파이를 키워 궁극적으로는 투자자에게 이익을 줄 수 있고 근무여건을 개선하면 직원들은 보다 높은
의욕으로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파이는 '이윤'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나타낸다. 이윤은 파이의 한 부분이며 사회적
가치를 일차적 목표로 삼게 되면 이윤 축구를 최종 목표로 삼을 때보다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과를 이루는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이윤을 얻게 된다. 책임 있는 기업은
사회를 위한 가치 창출을 통해 이윤을 만들고 이는 사업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받아 들이는 것이 곧 기업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파이는 '기업이
사회를 위해 창출하는 가치'이며 여기에는 기업이 동료(직원)에게 주는 가치와 고객이 지불하는
가격보다 더 많이 누리는 가치(잉여 가치, surplus)와 안정적인 수입원을 제공함으로써 공급자가
창출하는 가치와 조세를 통해 정부에 주어지는 가치를 모두 포함한다.
저자는 '파이 키우기'의 의미를 잘 표현하기 위해 '파이코노믹스(Pieconomics)'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한다. 파이코노믹스는 '사회를 위한 가치 창출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접근방식'이며
투자자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는 기업이 투자자에게 이미 존재하는 파이를 나눠주는 것을 뛰어 넘어
파이를 키워 투자자를 이롭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책임있는 기업이 된다는 것은 '이윤을 희생하는
것(파이를 다르게 쪼개기)'이 아니라, 핵심 사업을 '혁신하고 탁월해지는 것(파이 키우기)'이다. 파이
키우기는 사회에서 이윤이 차지하는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윤을 무시하지 않는다. 기업은
기업이 사용하는 자원의 기회비용보다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경우에만 가치를 창출하기에 아무런
제약없이 투자가 이뤄져서는 안되며, 비용 뿐 아니라 자사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파이코노믹스 관점에서는 사회가 기준이다.
파이 키우기 방식을 취하면 기업은 자유로워진다. 투자 결정을 할 때 이윤에 마치는 영향을 계산해서
'왜 투자가 필요한지'를 정당화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윤에 미치는 영향이란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계산은 소용없고 기업은 집중적인 접근방식을 취하게 된다. 직원을 동료로 대우하거나, 지속
가능한 정책을 이행하거나, 중요한 이해 관계자에 투자하는 기업은 결국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된다.
이들은 대세를 거스르거나 혼자의 힘으로 해나가지 않는다.
저자는 '선택과 집중'을 말하면서 '공정성과 평등'을 설명한다. 선택과 집중을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
있음을 전제한다. 기업들이 직면하는 트레이드오프는 편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목적을 넓게 설정하면
트레이드오프가 필요한 현실을 무시하게 되는 아이러니를 가진다.
끝으로 사용하는 단어에 따라 사회에 공헌하지 않거나 공헌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과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는 생각을 나뉘는 단어 몇 개를 소개한다. 기업이 착취적 독과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회사Corporation와 진취적 태도로 파이를 키울 수 있는 회사인 기업Enterprise Company, 일상적인
활동을 수동적으로 실행하는 임원진executives과 새로운 전략을 추구하고 직원들을 고무시킬 수
있는지를 강조하는 리더Leaders, 임원이 받는 열심히 일 할 내적동기가 없는 보수Compensation와
리더가 받는 잘한 일에 대한 사례Reward, 계약상 고용주의 요구에 따라야 하는 종업원Employee과
추진하는 일에 함께 힘을 쏟아 기업 성장에 기여하고 성공을 나누는 주체인 동료Colleagues, 상품을
한번 소비하면 사라지는 소비자와 장기적으로 기업의 서비스나 상품을 이용하는 주체인 고객Customer.
그동안 별 의미 없이 사용했던 단어들에 들어 있는 의미와 속 뜻을 알고 나니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지 선명해졌다. 조금은 어려워 책장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 시대의 경제적 흐름을 이해하고
생각하는데 도움이 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