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2 : 저세상 오디션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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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의 회귀 본능처럼 마지막으로 가야할 곳이 어딘지 아는 지혜를 지녔고, 기다림에 지쳐 금쪽같은

자신의 시간을 버린 무경우를 이야기 하는 지혜도 지녔지만 6월 12일 광오시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13인의 인간들은 주어진 시간에 '무책임'한 이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심판'을 앞두고 있다.

나일호. 현제 나이 16살, 남은 시간 오십팔년, 하루하루 별일 없이 지나가기가 삶의 계획인 정말

무계획한 아이, 지긋지긋한 아침 징크스를 가졌고 세상 억울한 일은 혼자 다 당하는 듯(하긴 변기 속

이름모를 오줌도 본인 오줌이라 오해를 받긴 한다) 세상 억울한 이 아이와 12명의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 들어 있고 그 이야기는 10번의 오디션을 통해 상세하게, 흥미롭게,

진지하게 소개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심지어 본인의 의지가 아님에도 공평하며 아직 남은 삶이 많으나 스스로

죽음을 선택함에도 공평하다. 그 공평함이 어쩌면 삶을 제대로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될 지도 모른다.

동일하게 주어지는 또 하나인 시간때문이다. 시간 역시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누군 더 갖고 누군

덜 갖고의 문제가 아니라 하루, 24시간, 1440분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진다. 다만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그 사람의 삶의 질과 모습이 달라지는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카이로스의 삶이

또 어떤 이에게는 크로노스의 삶이 된다. 물론 그 결정은 본인이 한다. 무의미하고 지루한 시간이 될지

다이나믹하고 흥미로운 시간이 될지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에 달렸다.

착각.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이들에게 마천은 세상을 떠나면 문제가 해결되고 안락하고 편안한 세상으로

단숨에 갈 수 있을것이라는 착각에 대해 그것이 얼마나 멍청하고 무서운 선택이었는지 말하며 오디션에

연거푸 탈락하여 의기 소심해 있는 이들에게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걸 불가능 하다고 여기지 말고

낙타의 몸을 줄이든지 바늘구멍을 넓히든지 방법을 찾아 보라고 한다. 그렇다. 어떤 식으로든 살려고

발버둥 쳐야 하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 이는 지금 이곳에서나 거기 그곳 모두에서 그렇게

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선택을 마지막으로 모든게 다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겨진 이들에게는 더욱

가중돼서 여전히 진행형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사라져버려 더 이상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없는 것, 기대와 가치가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 버리기

전에 제대로 살아야겠다. 오늘이 힘들다고 해서 내일이 힘들지는 않고, 오늘이 불행하다고 해서

내일까지 불행하지는 않다. 견디며 또 즐기면서 살아야 한다. 절대 뒤돌아 보지 말고 앞만 보고 걸어야

한다. 그 길에서 언젠가는 만나게 될 영원히 죽지 않는 불사조를 꿈꾸는 여우 무호를 만나게 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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