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0일 마음 퍼실리테이션 - 행복을 기다리는 당신을 위한 셀프 테라피
우보영 지음 / 봄름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인생에서 레이스를 펼친다. 정상을 향해 숨을 헐떡이며 달려가기도 하고
골짜기와 비탈길에서 숨죽이며 아슬아슬한 곡예를 벌이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내가
지금 어디로 가는지, 제대로 잘 가고 있는지, 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부닥치면 그대로 멈춰버린다.
저자는 이런 우리에게 '마음 챙기기'를 주문한다.
마음에 대한 상담과 강의를 하는 저자에게는 '마음 퍼실리테이터(Mind Faciliitator)'라는 이름이 하나
더 있다. 마음 퍼실리테이터는 개인이나 조직 구성원의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고 긍정 심리를 지양해서
더 행복한 일상을 살수 있도록 돕는 사람을 말한다. 마음은 모든 일과 관계, 사랑의 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상처가 곪기 전에 마음이 조금이라도 덜 아플 때 자신의 일상을 돌볼 수 있는 방법으로
'마음 퍼실리테이션(Mind Facilitation)'을 제시하는데 이는 마음의 건강을 촉진하는 일, 즉 자신과의 대화를
의미한다. 치열한 현실 속에서 다른 사람의 가벼운 위로나 섣부른 조언보다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이해 할 수 있는 셀프 공감이 절실한 지금, 일상에서 자신의 마음 상태를 알고 돌볼 수 있다면 삶을 조금
더 행복하고 조금 덜 아프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첫 장의 제목이 '마주하기'이다. 나를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월권행위이며 자존감은 오직
나만이 문을 열고 들어와 유영할 수 있는 자기만의 방이기 때문에 나를 타인이 멋대로 판단하게 두는 것은
나에 대한 직무유기라고 말하는 저자의 글에 공감을 표한다. 나는 철저하게 나일 뿐인데 우리의 시선은
자꾸 타인을 향하고 의식한다. 제멋대로 비교하고 판단하고 재단해서 너덜너덜해 진 후에야 잠간 멈춰서나
브레이크가 고장한 철마는 이내 그대로 내달린다. 병아리의 부화를 돕기 위해 알을 깨뜨리는 어린 아이의
순정은 그저 순정일 뿐 부화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듯이 자신의 알은 자신만이 깰 수있는 것이다. '좋은
의도'가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애써한 조언이 상처가 되기도 하고, 좋은 의도에서 한 말이
불필요한 간섭이 되기도 한다. 내가 느끼기에 좋은 의도였고, 내가 생각하기에 별것 아닌 고민이었고, 내가
보기에 별것 아닌 고민에 보내는 시간은 낭비였지 정작 상대방은 죽을 만큼 어렵고 힘들다. 나를 기준으로
상대를 판단하거나 상대의 기준에 나를 맡겨 버리는 것 모두 월권이며 오류이다. 나의 행복을 가장 바라는
사람이 나이듯 상대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기에 나를 마주하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기 위한
시작점이다.
자존감은 자신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바라 보는 자기 가치감을 의미하는 내적 자존감과 인정과 성취의 경험이
쌓여 형성되는 자기 능력에 대한 믿음을 의미하는 자기 효능감을 의미하는 외적 자존감으로 나뉜다. 내적
자존감은 주로 부모의 행동과 부모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를 모방하거나 부모의 자존감에서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아 발달시키고, 외적 자존감은 삶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만족감을 주며 자신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내적 자존감이 높지 않아도 외적 자존감을 활용해 작은 성공과 성장을 반복 경험하면 내적
자존감은 물론 전체적인 자존감 형성이 이뤄진다. 반대로 외적 자존감이 떨어져도 내적 자존감이 견고하면
위기를 잘 극복해낼 수 있다. 영원히 자존감이 높은 사람, 영원히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없다. 성공, 실패,
환희, 좌절, 순항, 난항이 번갈아 인생에 찾아오고 우리는 그 영향권 한 가운데 서 있다.
자존감은 삭막한 세상에서 나를 사랑하며 살기 위한 기본 수단이다. 나를 사랑하려면 나를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자랑스럽고 내 마음에 드는 나도 나지만, 외면하고 숨기고 싶은 나도 역시 나다. 자신의
모든 면을 마주하고,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내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돌아보면 나의 자존감이 건강한지
건강하지 않은지 알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자존러와 불안러의 차이를 사고방식, 인간관계, 대처능력을 통해
접근한다. 자존러의 사고 방식은 현실적이고 긍정적이며 도전적이고 창의적이다. 그들은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맺으며 회복 탄력성이 뛰어나다. 물론 명확하게 둘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금껏 우리가
살아 숨쉰다는 것은 그동안 삶을 잘 보내왔다는 의미이고 우리는 저 깊은 나락 속에서도 멱살을 잡든, 손을
잡든, 머리채를 잡든 자신을 놓지 않고 햇빛이 비치는 곳으로 올라왔다는 것이다.
자신을 수용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진다는 것이다.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크나큰 행복이고 행운이지만 의지와 의존은 분명 다르다. 아무도 우리의 삶을 대신 할 순 없다. 아무도
내 삶을 책임지지 않는다. 내 인생의 책임자는 오롯이 나다. 의지는 마음을 기대어 도움을 받는 것이지만
다른 것에 의지하여 '존재하는' 순간 '의존'이 된다. 나의 존재를 타인의 손에 맡기는 것이다. 사랑 역시
그렇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결국
내가 움직여야 한다. 자신의 삶을 건강하고 제대로 살려면 결국 내가 움직여서 만들어 가야 한다. 그것이
우보영 봄름 마음이든, 몸이든, 생각이든 말이다. 우리는 이렇게 여전히 오늘을 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