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왓? - 미국식 영어 공부의 진실
큐 팍 지음 / 에이원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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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어렵다. 어렵기만 한게 아니라 잘 늘지도 않는다. 우리 선배 세대들은 콘사이스를

씹어 먹으며 영어 공부를 했고 우리 세대는 성문 기초, 기본, 종합 영어를 달달 외우며

공부를 했다. 그때 처음 외웠던 문장이 'A rolling stone gathers no moss.'이다. 그렇게

중고등학교를 지나 대학과 대학원에 가서도 여전히 영어를 했지만 실력은 그닥 늘지

않았다. 시험 성적은 항상 좋았지만 외국인 앞에 설라치면 말문이 막히고 입이 안

벌어졌다. 그리곤 서서히 영어는 내 곁을 떠나 버렸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의 현실 앞에

우리가 영어를 힘들어 하는 이유는 그동안 제대로 된 영어를 배우지 않았고 영어가 속한

미국 문화에도 관심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여기까지는 익히 들어 본 말이다.

글로벌 언어인 미국식 영어를 가르치지 않고 한국식 시험용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것은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그리고 저자는 이 책을 잘 짜인 학습법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미국식 영어라는 언어의 성질과 특성을 잘 이해할 수 있고 어떤 자세로 이 언어를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는 미국식 영어에 대한 에세이라고 말한다. 영어를 공부가

아닌 언어와 문화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저자의 발상이 신선해서 좋다.

첫 장부터 강한 도전이 몰려 온다. 그동안 목숨 걸고 지켜온 '문장 형식'을 버리라고 한다.

별로 도움이 안될 뿐더러 오히려 문장 해석과 이해에 방해가 된다고 한다. 그럼 지금까지

우린 뭘 배웠지. 그러면서 '문장 쪼개기'를 제안한다. 문장 해석이 있어 블록 단위로 구분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지 문장 구조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저자의 의견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며 책장을 넘겨본다. 읽어 가면서 조금의 긍정과 동의가 생긴다. 그동안 너무

'시험을 위한 영어'에 몰입해 있다보니 틀린다는 것에 대한 강박이 있었다. 그 강박이

조급함으로 몰려오고 조급함은 결국 오버 페이스와 번 아웃을 가져오며 그 결과 수 없는

영어 포기자를 양산하게 된 것이다. 어차피 배우는 과정에서는 틀려도 괜찮은데 말이다.

문장을 의미의 덩어리로 쪼개서 제대로 해석하라고 주문하는 저자는 용법의 구분 보다

해석이 중요하고 오히려 품사(Part of Speech)가 필수라고 말한다. 영어는 학문의 아니고

언어이다. 학문은 그 분야의 학자가 공부하는 것이고 우리는 그 언어를 배우면 되는데

자꾸 학문을 하려고 하니 영어가 어려워진다. 아마 나도 그랬던것 같다.

우리 때는 영어는 '단어 싸움'이라고 배웠다. 그래서 늘 단어장(저자는 이것을 단어

리스트라고 부른다)을 지니고 다녔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진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자는 이러한 나의 생각에 영어 단어는 글을 읽으면서 늘려야지 단어 리스트를 외운다고

늘지는 않는다고 말하며 지금까지의 내 생각에 파문을 일으킨다. 단어를 많이 외워서

빈칸의 단어를 쉽고 빠르게 고를 수 있는 걸 어휘력이 뛰어나다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눈으로 봐서 단어를 인식하는 능력과 머릿속에서 단어를 생각해 낼 수 있는 능력은 전혀

다르다. 여기에는 우리의 게으름도 한몫한다. 책을 읽는 건 쉽지 않다. 우리 말로 된 책도

읽기 싫은데 영어책은 당연히 더 읽기 싫다. 요즘과 같이 각종 첨단 기계 문명에 둘러

쌓인 우리에게 책 읽는 것은 정말 어려원 일이다. 그런데 우리의 게으름은 상황에 적응을

정말 잘한다. 귀찮으니까 손 쉽게 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 내고 그것을 하면서 대리 만족을

한다. 그 결과가 지금의 우리고 이런 우리에게 저자는 '단어책을 암기하는 공부 방법을

버리라'고 주문한다. 축구를 잘하려면 운동장에서 뛰면서 공을 계속 차야 하듯이 영어

단어 실력을 늘리려면 영어책이나 영어 글을 계속 읽어야 한다. 특별한 방법을 찾으려고

시간 낭비 하지 말고 오히려 먼저 시작하고 공부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조금씩

변형시키고 맞춰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계속 실행 가능한 것을 택하고 움직여야 한다.

영어에 왕도는 없다. 한번에 단숨에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매일매일을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저만치 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저자는 이런 우리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기초 체력이 튼튼해야 어떤 운동을 해도 잘할 수 있듯이 영어 읽기로 다져진 기초가 튼튼해야

영어 실력이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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