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in 쿠바 - 쿠바에서 한류를 찾다
홍지영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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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그 나라의 모든 것들이 오랜 시간 어우러지다가 버려지고, 합쳐지고, 새로운 것이 유입되는

과정을 거쳐 형성되며 여기에는 길거리에 굴러 다니는 돌멩이와 이름 없는 들꽃들과 지리, 역사,

언어, 관습, 법, 음식, 종교, 계절등 모든 것이 포함된다. 그래서 문화는 고유성을 가진다. 유홍준

교수가 자신의 저서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에서 말한 것 처럼 세상은 '내가 아는 만큼' 보인다.

개인의 경험치에 따라 받아들이고 느끼는 것도 다르고 그만큼 표현하는 것도 다르다. 이런

다름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문화는 그래서 보편적이면서도 개인적이다.

2000년대 초반에 접했던 첫번째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다큐멘터리는 쿠바의 역사와 음악,

쿠바의 토속 문화가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음반과 함께 나온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쿠바 문화의

다양성과 뮤지션들의 삶을 조금은 엿볼 수 있었다. 첫번째 다큐멘터리가 곡을 연주할 아티스트를

모으고 멤버들을 소개하고 공연을 보여주는데 집중했다면 2017년에 나온 두번째 다큐멘터리(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2 : 아디오스)는 쿠바의 역사와 근현대사적 의미를 접목하면서, 쿠바 흑인들의

이야기를 음악인들의 이야기와 함께 풀어 나갔다. 여기서는 1950년대 쿠바가 인종별 계층별로

나뉘어 있었던 근현대사를 음악과 함께 소개한다. '부에나 비스타'는 하바나의 가난한 흑인들이 모여

살던 동네 중 한 곳이고,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과거에 가난한 흑인들이 모여 그들의 삶의

열정을 나누던 나이트 클럽이다. 이때가 산티아고 데 쿠바의 산자락에 잡혀 있던 흑인 노예들이

서아프리카의 전통 음악과 유럽의 음악을 적용해 만들어 낸 '쿠바 노손 뮤직'의 황금기다. 이때 춤을

출 수 있는 모든 라틴 음악의 기초가 탄생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지금 쿠바엔 K-컬쳐가 넘쳐난다. 백범 선생이 말씀하셨던것 처럼 '한국이 가진 높은

문화의 힘'이 여실히 증명되고 있고 쿠바의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문화'로 자리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아무도 그곳에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은 소도시에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K-컬쳐 그룹인 KCT를

들 수 있다. 행정수도인 하바나에서 버스로 8시간이 걸리는 쿠바의 중간 오른쪽 지점에 있는

카마구에마. 관광지여서 새로운 문물을 받아 들일 기회가 많은 다른곳과는 달리 지방의 작은 도시에

불과한 이곳에 새로운 동양 문화가 젊은이들 사이에 퍼져 나가고 있다. 동네 아이들의 옷차림새, 머리

모양이 바뀌고, 듣도 보도 못한 음악을 들으며 새로운 춤을 추기 시작하고 드라마를 보며 밤을

세우기도 한다. 고립된 정치 탓에 해외 문화를 접해 보지 못한 어른들은 동양의 모든 것을 통틀어

그냥 '중국'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곳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것은 분명 '한국 문화'이다. 또한 특이한

것은 여타의 다른 문화 컬쳐 그룹이 대부분 지원과 후원을 받고 있는 것에 반해 이들은 어떠한

지원도, 어디에서도, 아무것도 받지 못하지만 그저 한국이 좋아서 자발적으로 모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K-POP 아티스트들은 어려움과 고난을 포기하지 않고 극복할것을

몸소 실천하며 보여주었고 가르쳐주었다. 그로인해 내 마음가짐이 바꼈고, 태도가 달라졌고,

더 크고 아름다운 목표로 가득한 사람으로 바꼈다.' 문화의 힘이 어떠한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저자의 마지막 말이 의미있고 다가온다. '세계인들이 한국 문화를 즐기고 있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국 100년이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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