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통해 아주 오랜만에 '광야의 영성'을 만난다. 지금 우리는 기름지고 풍족함에 취해 한적한
곳을 찾으셨고 스스로 광야로 들어 가셨던 주님을 잊어 버렸다. 영적 분별력도 기대감도 없다.
신앙이 무의미해지고 점점 힘을 잃어 간다. 믿음이라는 커다란 폭탄을 주셨는데 이를 터트리지
못하고 그냥 던져 버린다. 어려움과 환란 앞에 당당하게 맞설 의지조차 없다. 이런 나약한 우리에게
'광야의 영성'이 필요하다. 죽음을 각오하는 믿음의 결단이 필요하고, 사력을 다해 마주하는 신앙의
열심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그 시대의 소리가 아닌 전혀 다른 소리를 듣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늘이 열리고 성령의 음성이 들리는 그곳으로 가야 한다. 그곳이 바로 광야이고 그곳에서 우리는
주님을 만난다.
묵상은 시간 싸움이다. 생각의 힘은 결국 묵상에서 나온다. 때문에 묵상은 어떤 짜여진 틀 안에서가
아니라 우리 삶 전체에서 경험되어야 한다. 설교자는 어떤 생각과 말씀을 가지고 깊이 들어가려고
하는 내구력이 있어야 하며 어려움이 몰려와도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을 만큼 말씀이 내재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을 가능케 해주는 것이 묵상이다. 일시적이고 의식적으로 하는 묵상이 아니라
삶 속을 통과하는 일상이어야 한다. 무언가 다른 것이 정신을 빼앗겨 정작 묵상은 잠깐 제껴 놓은
목회자들이 너무 많다. 묵상이 없는데 설교가 나오는 것이 신기 할 정도이다. '묵상'(meditation)은
반드시 '연구'(study)와 함께 가야 한다. 묵상만 하면 본문에 깊이 들어 가기 어렵다. 본문을
피상적으로 대하고 넘어가기에 깊이를 가지려면 반드시 연구가 필요하다. 성경을 깊이 들여다 보고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짚어 내야 한다. 깊이 내려진 뿌리를 발견하는 것이다. 뿌리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무시하기 쉬운데 결국 뿌리가 튼튼해야 제대로 설수 있다. 설교도 마찬가지다.
끝으로 저자의 이야기를 적어 본다. '설교자는 설교를 잘하는 것에 관심이 많고 자신이 훌륭한 설교자로
드러나기를 바라지만, 청중은 설교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설교자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설교자에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싶을 뿐입니다.'
설교의 방향이 명확해졌다.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번엔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 책은 신학을 공부하는 후배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설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많이 방황하고 있을 후배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신학을 시작한 제자에게
선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