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아프면 찾아오세요 - 독일카씨의 식물처방전
독일카씨 김강호 지음 / 길벗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식물이 아프면 찾아오세요'. 이 책의 제목이다. 이 책을 집어들고 몇 군데를 찾아 봤다.

아쉽다. 진작 이 책을 만났으면 하는 아쉬움과 더불어 그동안 무수히 죽여버린(정말 관리

소홀이다) 나무와 식물들이 생각났다. 이런 저런 이유로 참 많은 식물과 나무 화분을

선물 받았지만 현재까지 생존해 있는 것들은 별로 없다. 일단 그들에게 미안하다. 정말

친절하게도 이 책은 길을 알려준다. 식물이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 이름을 알면

(혹은 사진이라도 있으면) 살 길을 알려준다.

지난달에 장렬하게 사망한 '대박나무(녹보수)'가 왜 죽었는지 궁금해졌다. 마침 66p에

녹보수가 있다. 동글동글한 잎이 풍성하게 달려서 금전이 굴러 들어 온다는 이야기도 있는

이 나무는 친한 후배가 작년 생일에 선물한 나무다. 처음 몇 달은 별 문제 없이 잘 자라다

어느 순간 잎 위에 하얀 물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물티슈와 분무기로 잘 닦아

주었더니 괜찮아지다 어느 순간 걷잡을 수 없이 번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나무 뿌리가

약해서인지 약간의 힘에 의해 뽑혀 버려서 다시 심었지만 결국 죽어 버렸다. 이 책에 보니

하얀 솜 같이 잎에 붙어 있던 것은 건조한 실내에서 통기가 잘 되지 않을 때 잎이나 가지에

나타나는 '솜깍지벌레'였고 액상 살충제를 희석해서 뿌려 주거나 소독용 에탄올을 면봉에

적셔서 뭍혀주면 되는 아주 간단한 처리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뿌리 부분은

큰 나무의 굵은 줄기 부분을 자르고 다듬어 수입해서 국내에서 뿌리를 받고 새잎을 낸 후

출하 하는데 종종 뿌리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은 것들이 있고 잦은 물주기로 과습이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진작에 알았다면 녹보수의 장렬한 죽음을 막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이 책 뒷 표지에 보면 다섯 가지의 질문이 나오고 한 번이라도 고개를 끄덕였다면 이 책을

펴주세요 라는 저자의 주문이 나온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난 다섯가지 모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물을 언제 줘야 할 지 몰라 말라 죽인적도, 분갈이 할 시기를 놓쳐 화분

안에서 아이들이 전쟁을 벌인 적도, 환경에 맞지 않은 식물을 예쁘다고 가져와서는 그대로

죽여 본 적도, 뿌리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신경도 안쓰다 뿌리를 썩게 만든 적도, 노랗게

변하는 식물들을 보며 마음은 답답하지만 딱히 어찌해보지 못하고 죽인적이 많은 나이기에

격하게 공감하며 책을 읽어 나가며 연신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때로는 나의 무지로 죽어 버린

식물과 나무들에 미안함이 들었다. 나는 정말 나비단풍 그린이 세 달만에 그렇게 예쁘게

변하는지 몰랐고, 제라늄 도브포인트가 일년 후에 그렇게 예쁜 꽃을 피우는지 몰랐다. 결국

나의 무지가 애꿎은 아이들만 떠나 버린 것이다.

식물이 많은 카페나 정원에 가면 편안하고 포근한 감정을 느끼는것 처럼 집안에 놓인 나무 하나

식물 하나를 통해 마음의 편안함을 얻을 수 있다면 이제부터라도 조금 더 세심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 아직 집에 남아있는 녀석들을 더 이상 나의 무지와 부주의로 떠나 보내지 않기

위해 이 책은 탁자 위에 늘 두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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