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왜? - 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본 독일
강현성 지음 / 이지앤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보면서 아주 오래전 튀빙겐으로의 유학을 준비하던 때가 생각났다. 당시 유학 자체가

많지 않았던 때이고 지금 처럼 인터넷이 자유롭고 빠른 시절도 아니기에 정보의 유일한 통로는

독일 문화원과 이미 유학을 가 있던 선배들 혹은 교수님으로부터가 전부 였던 시절, 서류를

준비하기 위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녔던 생각에 쓴 웃음이 지어진다.

독일인에게는 '사적 자아'와 '공적 자아'가 존재한다는 리처드 로드(Richard Lord, 18년간 독일에서

살며 느꼈던 것을 쓴 책 [세계를 읽다 독일]의 저자)의 말이 아니더라도 잠깐의 시간이라도

독일인과 같이 보낸 이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공적 자아는 거리나 일터 또는 낯선 상황에서

보이는 무뚝뚝하고 냉정한 자아다. 반대로 사적 자아는 좀 더 개방적이고 친절하며 남에게 도움을

주려 하는데 주로 가족과 친구 또는 특별한 관계의 사람을 향해 드러낸다. 이러한 차이는

호칭에서부터 달라지는데 '지 (Sie,당신)'와 '두(du, 너)의 차이이다. 특히나 'du' 그룹 중 아주

극소수에게 붙여지는 '친구(Freund)'라는 단어는 그 호칭이 주는 무게가 만만치 않다. 아주 오랜시간을

함께하며 마음을 나누고 정을 나눈 사람들이 대부분인 이들 그룹은 피를 나눈 형제 이상의 끈끈함을

자랑한다. 그외의 대부분은 '그냥 좀 아는 사람(Bekannte)' 또는 '잘 아는 사람(gute Bakannte)'들이다.

이러한 사실들로 인해 독일인들은 차갑고 이성적이며 냉정하다라는 평가를 받지만 정작 그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다.

이 책에서 독일 사람들의 기본적인 생각 하나를 발견했다. 저자의 딸의 '펜싱 수업'에 관한 글을 읽으며

독일인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느껴졌다. 지역(저자가 사는 동네는 인구 17000명 정도의 작은

마을이다)에서 하는 클럽 활동임에도 전문적인 강사진이 투입이 되는 것이나, 시범 수업을 마친 후

정식 가입을 위한 강제 심사숙고 기간을 거치게 하는 점이나, 장비 구입에 대해 서두르지 말것과

저렴한 중고를 권하는 태도는 우리의 것과는 사뭇 다르다. 대부분 지역에서 하는 클럽 활동의

강사진이 대도시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나, 클럽이나 동호회 인원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에

마구잡이로 모집을 하는 경우나, 일단 시작하면 고가의 장비부터 갖춰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우리와는 분명 차이가 있다. 그만큼 이들에겐 기본적인 것들이 중요하다. 기본이 탄탄하면 내실이

다져지는 것과 같이 삶 속에서 몸에 베어 있는 습관들은 그들의 국민성을 만든다. 이것은 성(性)

교육에 대한 경우도 마찬 가지다. 독일의 성교육은 일방적이고 무조건적인 보호나 금지가 아니라

자기 결정권과 책임을 최우선으로 상대방 의견의 경청및 수용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

그밖에도 나에겐 그저 딱딱하고 맛 없는 것으로 기억되는 독일 빵 이야기, 독일하면 빼 놓을 수 없는

맥주와 소시지 이야기, 세계 4대 축제가 있다면 슬쩍 끼워 넣고 싶은 축제 이야기, 독일이 자랑스러워

하는 형제 이야기(여기에 아디다스와 푸마 이야기가 나온다)등 직접 살아 본 사람이 전하는 생생한

독일 이야기가 등장한다. 얇은 도우에 크림과 토핑을 얹어 구워낸 독일식 피자는 정말 맛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