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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음을 글로 쓰면 좋겠습니다 - 마음의 빛을 찾아가는 77가지 심리 치유
박정혜 지음 / 오도스(odos) / 2020년 9월
평점 :
감정을 순수한 우리 말로 옮기면 '마음의 빛깔'이 된다. 하루에도 여러번 감정이 달라지듯 마음의
빛깔도 달라진다. 실제로 한자어 감(感)에는 '느끼다'뿐 아니라 '마음을 움직인다', '고맙게
여기다'라는 뜻도 담겨 있다. 그러니까 원래의 마음은 선량한 마음인데 그것이 상황이나 이해 관계
때문에 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마음은 우리의 발길을 쉽사리 허락하지 않는다. 분명 내 안에 있는 내것임에도 도무지 어디에 있는지,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 언제 나타났다 언제 사라지는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이다. 이렇다보니
마음을 움직이고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을 얻는 것은 무엇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러한
마음과의 만남을 '아플 정도로 기쁘고 슬플 정도로 아름다운 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프로이트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인간의 '마음'을 내가 아는 마음, 지금 당장은 알지 못하지만 조금만
깊이 이해하고 들여다 보거나 자극을 받으면 깨닫게 되는 마음, 전혀 모르는 마음으로 분류하고 이를
의식, 전의식, 무의식이라 부른다. 또한 분석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Carl Gustay Jung)은 우리
마음에 차마 내가 인정할 수 없는 쓰레기 같은 마음 즉, '그림자'가 있다고 설명한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은 자신이 거부해온 내 안의 그림자에서 비롯되며 이 그림자는 그것을 인식하고
받아들일 때 줄어들기도 한다.
저자는 우리가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소홀히 하는 바람에 '누군가'를 기대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그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것처럼 소모적이다.
사실 내 마음을 어루 만지는 것은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에겐 누구나 '나만의 새'가
존재한다. 나만 몰랐을 뿐 나만의 새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내 마음 안에 늘 살고 있었다. 이 새의
특징은 비판이나 충고를 하지 못하고 오직 위로와 격려 그리고 따뜻한 지지를 해 준다. 이 새를
지금, 현재, 여기에서 만나야 하는데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나만의 새의 이미지를 떠올리고
부르면 된다. 그런데 이렇게 쉬운 방법을 우리는 잊고 산다. 그리고 그 '오지않을 누군가'를
기다리며 있다.
살아가는 동안 고난과 역경을 늘 다른 얼굴을 하고 찾아 온다. 쉽고 편한 길을 마다할 사람은
없지만 성숙해지기 위해서라면, 캄캄하고 어두운 길 또한 용기를 내어 통과 할 수 있어야 한다.
인생은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다. 어둠이 짙을수록 빛과 만날 순간도 가까워진다. 인생에는
그러한 터널이 무수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이 터널로 기꺼이 들어가야 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 터널은 우리를 초대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