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전쟁 (30만부 돌파 기념 특별 합본판)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미 25년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당시에 금기시 되던 핵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출간해

천문학 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던 작가의 글을 '미중전쟁'이라는 또다른 테마로 만난다. 그의 글은

치밀하다. 그러다 보니 '팩트'를 다루고 그래서 강하다. 현재의 정세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아우르며 써 내려가는 그의 필력은 읽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그의 글을 통해 전해지는 혜안은 마치 미래에 대한 예측인양 들어 맞는 경우가 많아 더욱 그러하다.

그런 그가 현재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잠망경만 내어 놓고 눈치만 보다가는 결국 우리가 설 자리

마저도 잃게 된다.'

이 책은 비엔나에서 시작된다. 세계은행의 지원금 유용을 조사하는 일을 통해 경제를 기반으로 한

전쟁이 벌어질것이라는 암시를 준다. 냉전이후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세계의 흐름은 이미 이념을

뛰어 넘어 자국의 경제적 이익이 우선시 된다. 경찰국가를 자처하던 미국 역시 트럼프의 등장 이후

모든 것이 미국에 맞춰지고 경제가 우선이 되어 버렸다. 거대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도 자국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중국몽'이나 '군사굴기, 해양굴기'등을 내세워 패권 경쟁에 뛰어 들어 세계는 초 강대국의

각축장이 된지 오래다.

작가가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 했는지는 그가 사용하는 단어나 그 깊이(셰릴 석유 투자

이야기, 1520포럼, 파나마 페이퍼스 사건, 사드등)에서 익히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그는 트럼프와

시진핑 그리고 푸틴, 미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로  대변되는 초강대국의 입장과 정치적 기조, 추구하는

지향점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내용에 반영하며 이런 정세에 전혀 발 맞추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과 연속해 헛발질을 하고 있는 종이 외교의 민낯을 속속 밝한다. 한편으로 시원하고

또 한편으론 서글픈 현실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서서 중국과 미국 어느 쪽의 편도 들지 못하는

현실을 그는 이렇게 말한다. '핵은 문정권이 제1관심사가 아닙니다. 문재인은 핵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고 생각해요. 북한과의 대화'. 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화의 때를 기다리다 정작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속절 없이 시간만 간다는 것도 유념해야 하는데. 이와 같은 입장을 대변하기라도 하는

듯한 문장이 존재한다. ' 할 수 없는 부분이야. 한 가지 결정으로 미국과 중국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없어.

안보는 미국이고 경제는 중국이니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 가는 수 밖에.' 어느새 우리 나라는 외줄

타기 선수가 되어 있다. 그것도 일만 피트 상공에서 위태롭게 매달려 줄타기를 하는 외로운 광대처럼

말이다. 문제는 아무도 그 광대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는 이념과 경제 논리가 수도 없이 부딪친다. 그러나 어느 한 쪽의 손을 완벽히 들어주지는

않는다. 숲 속에 있으면 나무를 보자 못하고 나무를 보면 숲을 보니 못하는 것 처럼 우리는 일상에 빠져

세상을 보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임에도 김진명 작가 특유의 글쓰기는

충분히 단숨에 읽어 내리게 만든다. 그러면서 아쉬운 점은 글이 뒤로 가면 갈수록 뭔가에 쫓겨 급하게

끝내 버린 것 같다는 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