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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 - 나다움을 찾는 확실한 방법
모종린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0년 7월
평점 :
나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이다. 이들은 자신의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의 정체성 형성에 기여하는 물질 외적인
가치를 찾는다. 이처럼 라이프 스타일을 개인의 성향이라는 틀에서 인식하고 분석하는 것이
확산되면서 최근 자존감, 힐링, 비혼, 홀로 살기 등의 키워드가 부상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본능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친구를 찾는다. 이는 나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이 연대와
커뮤니티에 관한 포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활동한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Thorstein Bunde Veblen)과 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r)는 라이프 스타일을 특정 계층이 공유한 가치와 생활방식으로 정의했고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는 부르주아, 쁘띠 부르주아,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계급적 취향과 정체성을 구별하는 수단으로 이해했다. 이처럼 사회적인 측면으로 접근할 때,
나다움은 더 폭 넓게 구성되며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일과 공간으로 연결 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라이프 스타일의 본질은 나와 물질의 관계에서 출발하고 물질을 나의 삶의 어디에 두는지가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결정하는 것이다. 서구 역사를 살펴 보면 산업 사회의 문화를 한 마디로 표현해주는
부르주아로 대변되는 '물질주의'와 물질과 독립된 삶을 제안하는 탈 물질주의로 나뉘어진다.
탈 물질주의 안에는 예술가 보헤미안, 문화저항자 히피, 진보 기업가 보보, 로컬 크리에이터 힙스터,
프리랜서 노마드 등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모델들이 존재하며 이 책에서는 여섯가지의 라이프
스타일을 중심으로 각각의 역사와 배경 그리고 미래를 분석한다. 특이한 것은 해당 라이프 스타일을
대표하는 도시와 기업을 소개한다는 점이다.
한국의 강남 좌파와 일맥 상통하는 '보보'(스)가 눈에 들어 온다. 보보는 '부르주아(Bourgeois)'와
'보헤미안(Bohemian)'의 합성어로 진보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가나 고소득 전문직을 의미한다. 특이한
것은 부르주아는 산업사회의 엘리트로 전형적인 물질주의 가치를 추구하고, 보헤미안은 그런 부르주아
문화의 대척점에 서 있던 부류라는 것이다. 보보는 그 이름의 유래처럼 경제적으로는 부르주아를,
정치나 생활면에서는 보헤미안의 가치를 지향한다. 이 단어는 칼럼리스트 데이비드 브룩스(David
Brooks)가 자신의 저서 '천국의 보보스(Bobos in Paradise)'에서 처음 사용하였는데 그가 말하는
보헤미안의 가치는 예술가적 가치 뿐만 아니라 개성, 다양성, 삶의 질, 사회적 책임을 포함하는
탈물질주의이다. 보보는 기본적으로 문화적 인간이다. 전통적인 귀족 엘리트가 아니라 '교육 받은
엘리트(The Educated Elite)'로 규정한다. 보보는 일, 직업, 여가, 신앙, 정치 분야에서 부르주아와 다른
생활 방식을 추구한다. 이들에게 직업은 좋아하는 일이다. 취미의 연장이라고 할 만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한다. 보보 문화도 다른 라이프 스타일과 마찬가지로 산업과 융합된 자신만의
도시를 만든다. 여기서 보보 도시는 보보가 모여 사는 즉 탈물질주의를 중시하는 부유층이 모여 사는
도시를 말한다. 그리고 보보 도시가 직면한 문제점은 정체성과 지속가능성이다. 일례로 한국의 보보를
자처하는 강남 좌파는 특유의 부르주아적 성향을 버리지 못해 생활과 정치를 통합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라이프 스타일은 선택이다. 자신에게 맞는 라이프 스타일을 찾으면 트렌드를 바꾸지 않아도 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6가지의 라이프 스타일은 어떤 시대 어떤 상황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공존 할 것인데
그 중심에는 '탈물질주의'가 있다. 나만의 라이프 스타일은 '나 다움'을 완성할 것이고 '개인의 자유는 필수,
커뮤니티는 선택'인 미래 사회에서 역동적인 자신을 만나게 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