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속이는 말들 - 낡은 말 속에는 잘못된 생각이 도사리고 있다
박홍순 지음 / 웨일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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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적 존재라는 말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인간은 말과 사이를 이으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무수한 말들을 쏟아 내기에 거기에는 오류가 많고 공평하지 않은 경우가 부지기수고 정치적

사회적으로 학습되어 관념이 은연 내포되어 있다. 우리는 스스로 만든 프레임에 갇혀 진실과

왜곡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반복한다. 상식이 만들어 덫에 의심의 눈길을 보낼 인간과

세계에 대한 주요 쟁점들에 속지 않을 기회가 주어진다. 


흔히 '꼰대' 문화가 아직까지도 팽배한 우리의 현실 앞에 저자는 '찬물 조차도 아래가 없어야 한다'

역발상을 제안한다. '유교 자본주의' 불리는 특이한 사회 문화를 가진 우리에게 서열과 나이는 중요한

권력이다. 그러다 보니 ' 몇살이야' '나이도 어린것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우정이라는 관계 역시

나이와 학년에 따라 형성되는 철저한 계급 사회이다. 지금은 많이 바꼈다고 하지만 아직은 '여전히'

그런 일들이 벌어진다. 권위적 사고를 가진 어른을 비하하는 말인 '꼰대'들이 사회 전반에서 가열차게

활동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들은 자신의 경험을 이용하여 자신보다 지위가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한다.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모든 것에, 나이에 따른 엄격한 구분과 서로 다른

대우가 있어야 하고 나이 많은 사람이 언제나 우선이어야 한다. 그러나 근대 시민혁명 이후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과의 관계를 가로막는 신분과 나이에 의한 수직적 관계의 차별이 급격히 약화되고 성대적으로

수평에 가까운 관계가 확대되는 지금,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등장하는 노인 산티아고와 소년

마놀린의 대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둘은 오십년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난다. 그러나 그들의 대화를 보면

친한 친구 사이에서나 오갈법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84 동안 날마다 빈배로 돌아 오는 노인을 향해

'제가 테라스에서 맥주 살테니 드시고 나서 고기잡이 도구를 나르도록 하죠'라고 말하는 마놀린과

'좋은 생각이야. 어부들 사이니까 사양은 필요없지'라고 말하는 산티아고는 누구보다도 허물없는

친구간의 대화이다. 사이에 오가는 양키스에 대한 이야기는 야구를 좋아하는 친구 사이에서 흔히

있을 법한 이야기고 대어와의 사투를 벌인 돌아 노인의 잠자리를 지켜주는 모습은 가슴을 나눈

친구들 사이에서 있는 장면이며, '이제 운이 된것 같아'라며 의기 소침하는 노인을 향해 '자기

운을 가지고 같이 나가서 잡자' 말하는 장면은 일방적 훈계와 권위 세우기에 급급한 우리 문화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저자는 고대 로마의 정치가겸 저술가인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Marcus Tullios Cicero) 그의 저서

'우정이 관하여'에서 밝힌 내용을 들어 우정의 정의를 내린다. '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윗사람이

아랫사람과 동등해 지는 것이네. ......우정에서 윗사람은 자신을 친구의 수준으로 낮춰야 뿐만 아니라

아랫사람인 친구를 어떻게든 자기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하네'. 저자가 여기에서 밝히듯 우정은 서로가

동등할 형성된다. 키케로가 말하는 윗사람은 나이가 많은 사람일 수도, 높은 신분을 가진 사람일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과 관계없이 친구라면 부당하게 간섭받을 우려와 두려움 없이 자신을 드러낼

있어야 한다. 


우리는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만큼이나 말을 통해 생각한다. 언어는 선택적 기능이 아니다. 말을 통해

생각하기에 말은 우리 생각을 조종한다. 책은 그러한 말의 오류와 진실을 밝힌다. 우리 생각이

고착화되어 진실과 멀어져 있음과 우리의 말에 대한 사용이 공평하지 않음을 경고한다. 관성적인 생각과

 행위를 멈추고, 상식에 의문을 품고, 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의도처럼 말장난이 아닌 진심이 통하는 그런 사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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