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자신은 없다.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해야 하는데 그렇게 말한 후에 올 후폭풍이 염려가 되어
'No'라고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자고 번번히 다짐을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우리의 다짐 위에서 군림한다. 그래서 우리는 'No'라고 말하는 것을 용기라고
말한다.
건축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늘 시간에 쫓겨 오롯이 자신을 찾기 어려운 현실을 실감하고 스트레스와
중압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심리학을 공부했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해주고 있고 이 책은 그 사례들을 통해 각자 자신을 돌아보고 치유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술했다.
'마음이 하고 싶은 말을 몸이 할 때까지 방치하지 마라'는 문장은 사실 조금 두려움 마저 느껴진다.
침묵의 암살자들의 공격에 소리 없이 사라져 가는 지인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몸이 반응할 때는
이미 늦은 것이라는 사실이다. 얼마전 지인이 암이 발견된지 딱 열흘만에 운명을 달리 한 적도 있었다.
마음으로 참고 인내하고 버티는 동안 몸은 점점 병들어 가고 힘겹게 버텨 내다 드디어 몸이 말을 하는
순간 이미 늦어버리기 때문이다. 단호해 지는것은 이상주의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실
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단호해지기 위해서는 단순하고 둔감해질 필요가 있다. 내가 할 수 없는 일,
내가 바꿀 수 없는 관계에 매달리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가까워서, 사랑해서,
부모나 가족이라서 말 못하고 단호해지지 못할 때 관계는 오래가지 못하고 상처 받고 결국 그 관계마저
단절되고 만다. 사랑도 표현해야 하듯이 부정적인 마음도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사람들이 단호해지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으로 인해 관계가 멀어질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이 문장은 우리의 단호하지 못함과 우유부단 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병적으로 관계를
중요시한다. 그러다 보니 관계의 단절이나 소원함에 대해 광적으로 집착하고 미련을 가진다.
버림받을까봐, 따돌림 받을까봐, 혼자 남겨질까봐 두려워하며 단호함이 아니라 우유부단한
미적지근을 보인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회피하거나 우물쭈물하게
된다.
저자는 우리를 감정쓰레기 통으로 여기는 사람을 손절하라고 말하며 소중히 여기는 사람만 곁에
두라고 말한다. 진심으로 서로를 아끼는 관계는 각자의 욕구와 한계를 존중하며 함께 논쟁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곁에 두어야 한다. 단호해 진다는 것은 불친절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한정된 시간을 사는 우리에게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시간을 낭비할 여유와 이유가 없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거절은 빠를수록 좋다. 솔직하게 자신있게'. 이 책은 분명하게
'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도전의지를 주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