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순서혁명'은 지금까지 먹던 것을 그대로 먹되 먹는 순서만 바꿔 보는 것이다. 먼저 채소를 먹고,
그 다음에 단백질 반찬, 마지막으로 밥을 조금만 먹는 방법으로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고혈당,
고혈압, 고지혈증 같이 소리없이 다가오는 암살자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호기심과
의문이 동시에 생겼다. '정말?'
사람에게 '식도락'은 빼놓을 수 없는 행복이다. 그런데 요즘 우린 너무 많은 이유로 이 즐거움을
빼앗기고 산다. 그런 우리에게 저자는 '참지 말고 먹자'라고 말한다. 이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다.
뭘 그렇게 먹지 말라는 것이 많은지 먹지 말라는 음식 다 안 먹으면 정작 먹을게 별로 없어 보이는데,
'참지 말고 먹으라'는 저자의 말은 그야말로 행복이다. 몰라서 못하는게 아니라 귀찮고 힘들어서 안하는
것이기에 식사의 순서만 바꾸는 것은 오히려 쉽다. 맛있고 좋은 것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야 말로
치료의 첫걸음인 것이다.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부터 먹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 많이 듣던 소리가 하나 있다. '꼭꼭 씹어 먹어'. 그렇다. 꼭꼭 씹어서 먹는 것이 중요한
요소이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5분 이상은 사실 좀 어렵긴하다. 그래서 저자도 이렇게 말한다.
'목표치이니까 처음에는 어제보다 천천히 먹는다는 방법으로 시작하세요'. 이렇게 천천히 오랫동안
꼭꼭 씹어 먹는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몇가지 효과가 있다. 소화관에서 분비되는 혈당치에 작용하는
호르몬을 총칭하는 인크레틴의 일종인 GLP-1은 혈당을 상승시키는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여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식욕을 억제해 식후 혈당치의 급상승을 막아준다. 또한 음식을 많이 씹으면
턱 주변의 근육을 많이 쓰게 되고 뇌로 가는 혈류의 순환을 도와 뇌의 동맥경화 증상을 완화하고
예방 할 수 있다. 저자가 적어도 한입 먹을 때 30회 정도는 씹어야 한다고 말해서 나는 몇번 정도
씹나 세어 보니 대략 13-17회 정도였다. 조금 더 횟수를 늘여야겠다.
우리 몸의 근육 70%가 하반신에 모여 있으며 특히 허벅지 근육의 대부분은 당 소비량을 늘려주는
적근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로 이 허벅지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이 3고(高) 예방운동이고 여기에는
기공 워킹과 기공스쿼드 등이 있다. 기공워킹은 중국의 전통 심신 단련법인 기공에 손쉬운 운동인
워킹을 결합한 것으로 동작이 빠르지 않아 몸에 부담을 주지 않고 효율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촉진
시키는 운동으로 복식 호흡을 통해 몸에 산소를 가득 채우고 천천히 걷는 운동이다. 혈액 속 포도당이
소비되려면 산소가 필요한데 운동하면서 산소를 들이 마시게 되면 그 효과가 극대화 된다. 물론
자세가 조금 어색할 수도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이 기공 스쿼드인데 스쿼드하면 하드 트레이닝을
떠올리게 되나 이 방법은 기공워킹과 마찬가지로 몸이 무리를 주지 않는 무릎 굽혀펴기 운동이다.
이 운동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할 수 있고 혈류를 촉진하고 허벅지 근육을 자극해 적근 근육 속에 있는
글루트4라는 단백질 수송체를 활성화하고 혈당치를 낮추는데 효과가 있다. 이것 역시 자세가 좀
우습긴하다.
그동안 고지혈증, 고혈압, 고혈당은 조용히 죽음에 이르는 병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완치는 아닐지라도 어느정도 지연이나 예방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먹던 음식 그대로
먹고 먹는 순서만 바꾸는 것 만으로도 말이다. 저자의 말대로 지속 가능한가가 문제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