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두려워 하지 마. 단순하게 생각해. 실패하면 또 하면 되고 안되면 마는 거지 뭐'
묘생 9년차의 말이다. 그만큼 살았으니 아는 것도 많고 지혜도 깊을텐데 어째 늘 잔소리처럼 떠드는
어떤이들의 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가? 인생에서 한번 실패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몰라서 그러는 걸까, 온갖 생각이 든다. 삶은 켓 타워에서 떨어지는 것이나 울어 대는
새를 잡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과는 다른데라는 생각에까지 미치자 책이 자꾸 책상의 구석으로
밀려난다. 이러다가는 언제 손에 잡힐 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다시금 집어 들자 내가 좋아 하는
'그냥'이라는 단어가 눈이 계속 밟힌다. 그냥 '좋아', 그냥 '싫어', 그냥, 그냥, 그냥.... 분명 수없이
많은 이유가 존재 할텐데 '그냥'이다.
사랑은 역시 어렵다. 모두들 자신이 하는 사랑이 제일 어렵고 힘들다고 하는데 별반 다르지 않다.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서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이 쉬울 순 없다. 그렇기에 사랑 때문이 울고, 사
랑 때문에 힘들어 하고, 사랑 때문에 죽기도 한다. 저자는 이를 고양이와 개의 사랑으로 비유한다.
처음 알게된 사실인데 개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흔들고 고양이는 기분이 나쁘면 꼬리를 흔든다고
한다. 같은 동작인데 상황이 다르다. 사랑한다는 마음만으론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기에 상대를
아낄수록, 상대와 더 오랜 시간을 같이 있고 싶을수록 우린 하기 어려운 말을 해야 한다. 무엇을
싫어하고 무엇을 힘들어 하는지에 대해 말이다.
'길을 찾아도 그곳을 향해 걷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길이 아니다.'
그렇다. 아무리 삶의 방향성과 목적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것을 향해 날아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모래성에 불과하다. 삶은 방향성과 목적에 행동이 수반하는 것이다. 한때 '행동하지 않는 양심'이라는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그때 난 이런 생각을 했다. 양심은 진심이 전하는 말인데 그 말을 듣고도
행동 하지 않는데 그것을 바른 양심이라고 해야 하나. 진짜 '양심'은 깨닫는 것이 아니고 깨닫고
행동하는 것이다. 길도 마찬가지다. 길을 발견했으면 그 길로 나아가야 한다. 비록 그 길이 잘못된
길이라 다시 돌아와야 한다 할지라도 그 길을 걸어 본 사람과 걷지 않고 여전히 생각만 하는 사람은
분명 결과가 다르다. 인생은 단 한번의 성공과 단 한번의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여전히
그 길을 걸어야 한다. 그렇기에 '잠시 멈춤'은 실패가 아니다. 재도약을 위해 잔뜩 웅크리는것이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은 것이 아니라 숨고르기를 하며 기회를 엿보는 것이다. 비록 실패할 이유는
많지만 '그렇기 때문에'라며 낙담하지 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희망을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