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학은 각각의 사안과 관련해 거기에 내재된 설득력 있는 요소들을 찾아내는 능력이며 진정 설득력
있는 것과 설득력 있게 보이는 것을 구분하는 학문이다.
말로 신뢰를 주는 방법은 화자의 성품, 청중의 심리 상태, 뭔가를 증명하거나 증명하는것 처럼 보이는
말 자체이다. 화자의 성품으로 인한 신뢰는 청중이 그를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하도록 화자가 말할 때
생긴다. 화자의 말을 통해서 얻게되는 신뢰는 화자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성품을 기반으로 한다.
청중으로 인한 신뢰는 화자의 말에 청중이 어떠한 감정을 가지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 감정은
각기 다른 반응으로 오게 되는데 여기에서 신뢰를 갖는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말 자체로 인한
신뢰는 화자가 각각의 사안과 관련해 진정으로 설득력 있는 요소들 또는 그렇게 보이는 것을 드러낼때
생긴다. 어떤 말이 설득력 있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설득력 있게 통했다는 것인데, 이는 그 자체로
설득력 있고 신뢰할 만하거나, 그 자체로 설득력있고 신뢰할 만한 것에 의해 증명되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갑질'로 인해 사회가 고통 받고 있는 우리에게 아리스토텔레스가 전하는 '부'에 대한 정의는 의미가
있다. 부의 미덕은 소유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데 있다. 부를 현실화해서 사용하는 것이
부요함이다. 부를 구성하는 요소는 돈과 땅이 많은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개인적으로 소유한
것이어야하며, 안전하고 자유롭고 유용한것이어야 한다. 여기에서 유용하다는 것은 좀 더 생산적이라는
의미고, 자유롭다는 것은 사용과 관련해서 자유롭다는 것이고, 안전하다는 것은 소유자가 이 모든 것을
언제든지 자기 뜻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장소에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부의 가치는
가지고 있는것 자체로의 의미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시기는 자신과 대등한 사람이 좋은 것을 얻어 잘 되는 것을 보고 거기서 어떤 이득을 얻고 싶어서가
아니라 단지 그가 그런것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괴로움을 느끼는 것이다. '비슷한 부류끼리는
저절로 시기하는 법을 안다'는 말처럼 우리는 시간과 장소와 나이와 처지에서 자신과 가까운 자를
시기한다. 우리는 만년전에 존재한 사람이나, 이미 죽은 사람이나, 앞으로 있게 될 사람을 시기하지 않고
지금 내 주변에 있는것을 시기한다. 또한 우리는 자신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자신이 과거에
갖고 있었던 것을 소유했거나 얻은 자들을 시기한다. 우리는 자신이나 남들이 생각하기에 한참 열등한
자들이나 한참 우월한 자들과는 경쟁하지 않는다.
문체의 미덕은 명료성에 있다. 연설은 어떤 것을 분명하게 드러내보이는 것인데 명료하지 않으면 그런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문체는 저속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고상하지도 않게끔 적절해야 한다.
연설하는 자신의 말이 이색적(크세노스, 일상에서 평소 잘 접하지 못했던 새롭고 낯선것)으로 들리게
해야 한다. 그래야 이목을 끌 수 있으며 집중시킬 수 있다. 말을 구성하는 것은 단어와 표현들인데 이를
적절히(가장 어려운 말이다) 사용해서 청중으로 하여금 이색적이고 조화롭게 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들과 '시학'에나 등장할 법한 고상한 말들을 적절히
섞어가며 연설할 때 사람들은 그 연설에 귀를 기울인다.
정의와 윤리를 배제한 채 사람의 감정을 움직여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소피스트들과는 달리
아리스토텔레스는 변증학을 기반으로 어떤 것이 국가를 위한 것이고 정의롭고 바른 것인지를
증명해낸다. 이 책은 사실의 개연성을 증명하여 설득하는 '로고스'를 중심으로 연설들을 풀어 나가는
제 1권과 연설가가 청중을 자신에게 유리한 감정으로 이끄는 '파토스'라는 설득 수단, 청중의 성격에
따라 연설 방법을 달리하는 '에토스'라는 연설수단, '로고스'에 대해 이야기 하는 제 2권과 문체와
배열과 전달의 문제를 다루는 제 3권으로 되어 있다. 고어와 철학적 용어가 자주 등장하여 읽기
쉬운 책은 아니지만 곳곳에 산재해 있는 언어의 보고들을 하나씩 발견하는 묘미를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