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아트 트립 - 일생에 한 번은 중세 미술 여행
김현성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에게 기억되는 중세는 인류 역사의 오점, 빛에 반대되는 시간, 이성의 시대, 암흑기로 대변된다.

당시의 미술은 너무도 강한 종교적 주제에서 오는 거부감도 강하며 특유의 투박함에서 오는 낯설음은

화려하기 그지없는 르네상스와 비교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의 편견에 조토 디본도네(Giotto di Bondone)라는 사실 나에겐 조금 생소한 그러나

미술사학자들에게는 중세 1000 동안 가장 중요한 예술가로 꼽히는 인물을 소개하며 조토의 그림은

우리의 미적 기준에 비교적 가깝고 예술적 완성도가 높아서 중세 미술이 어렵다는 편견 없이 감상

있을 것이라고 소개한다. 


첫번째가 아시시(Assisi)이다.  너무도 조용하여 찾는 이들을 오히려 당황하게 만들고 소박한 마음과

청빈에 대한 의지로서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인구 3만의 작은 도시. 실제로 내가 가본 아시시는

투박한 시골 마을이었다. 이곳에 중세 가톨릭에서 가장 사랑받고 존경받는 인물인 프란치스코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프란치스코 성당이 있고 이곳에 조토의 연작 벽화 스물여덟점이 있다.

프란치스코의 '작은 형제회'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조토의 명성도 같이 상승했고 아시시로 몰려드는

젊은이들은 자연스럽게 조토의 작품을 접하게 되면서 유명세를 치르게 된다. 


'사회는 계급으로 구분된다. 싸우는 자들(기사), 기도하는 자들(사제), 그리고 일하는 자들(농부,

수공업자)'라고 말한 11세기 주교이자 시인인 아달베론(Adalberon) 말은 한세기가 지나기전 '상업하는

자들'이라는 새로운 계층이 부상했고 이는 도시의 성장과 산업발달의 초석이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시민들은 귀족 세력의 전횡을 견제하고 밖의 도적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코뮌(Commune) 설립한다. 코뮌의 등장은 견고하게 이어져오던 사회구조의 균열을 가져오게 되었고

견고했던 중세의 틈이 벌어지며 사이로 근대화라는 미지의 세계가 엿보이는 시기이고 시발점이

곳이 바로 코무네광장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포르치운콜라(Porziuncula) 산타마리아 델리 안젤리 성당 안에 있는 작은 성당으로

프란치스코가 직접 흙과 돌을 나르고 발라서 지은 높이 4미터 7미터의 스무명 정도가 예배 드릴

있는 작은 성당이다. 별다른 장식도 없이 단출한 모습은 평생 가난하게 살며 선교에 헌신한 프란치스코의

삶을 닮아 있고 바로 여기에서 중세 유럽을 휩쓴 종교 운동이 일어났다. 놀라운 점은 프란치스코는

수도회에 입회한 수사로서 로마 가톨릭 교단이 인정한 사제는 아니었다는 사실이고 작은형제회

(프란치스코회, Ordine die Frati Minon) 회칙이 상상을 초월할 만치 엄격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선교를

나갈 화폐는 물론 신발 심지어 성경책도 가지고 다닐 없었고 누더기 같은 의복에 가죽 허리띠를

두르는 것도 금지되어서 노끈으로 허리를 묶고 다녔는데 이것이 현대 작은수도회 수도복의 표본이다. 


저자가 우피치 미술관에서 소개하는 치마부에, 두초, 조토의 '마에스타(Maesta-영광의 그리스도상)'

스승이자 제자이자 라이벌이었던 명의 천재가 동일한 형식과 주제로 자신의 예술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비잔틴 미학을 집대성한 거장이자 성화에 인간적인 감성이 더해지고 시작한 후기

비잔틴을 대표하는 화가 치마부에(Cimabue), 고딕회화로 불리는 시에나 화파의 수장으로 고딕이념에

따른 회화의 방향을 제시한 두초(Duccio di Buonisegna), 중세회화의 페러다임을 바꾸며 근대 미술로의

길을 조토(Giotto di Bondone) 선보이는 예수 탄생에 대한 그림인 <마에스타> 각각의 그림에

자신들 만의 특징을 드러낸다. 아기 예수를 손으로 가르키는 성모의 동작은 ' 분이 길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비잔틴 시대의 호데게트리아(Hodegetria) 떠오르게 하고(치마부에), 성모가 두른

외부의 금빛 선의 부드러운 흐름을 통해 우아하고 아름다운 성모의 위엄을 전하는 사실적 묘사와

인간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두초의 마에스타, 무엇보다 찬란한 황금빛 옥좌에 앉은 성모의 위엄을

 표현하고 무릎 꿇고 있는 천사의 모습에서 르네상스 예술의 씨앗이 발견되는 조토의 마에스타.

작품은 같은 하나 분명 표현하는 양식이나 방법, 의미하는 바가 다른 그런 작품인데 작품을

곳에서 있다. 조토의 작품은 중세 회화의 현실세계의 공간과 인간으로서의 성모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서양 회화의 출발점으로 매번 인용되며 치마부에로 대표되는 이전 시대의 예술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로 걸음을 옮기는 계기가 된다. 


책은 중세 미술에 관한 좋은 책이다. 그리고 책은 좋은 여행지침서이다. 피렌체, 아시시, 파도바로의

여행을 계획한다면 책에 실려 있는 작품 하나하나를 만나는 경이로운 시간을 욕심내도 만큼 훌륭한

지침서이다. 아마도 그러기에는 너무도 시간이 촉박하겠지만 도시 하나에 며칠을 투자해서라도 해보고

여행이다. 책의 부제 처럼 '일생에 한번은 중세 미술 여행'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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