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뒷면에 현재의 우리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글이 나온다.
'최신 기술을 소개하는 기사에는 언제나 '미래'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산업 현장에선
그 모든 것이 '현재'이다.' 급변하는 현실은 잠시전에 일도 과거가 되며 그 앞의 미래가 어느새
현실이 되어 눈 앞에 펼쳐진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AI, 머신 러닝, 블록체인, 드론, 증강현실,
3D프린팅, 허브경제 같은 지금 가장 핫한(이미 과거가 된 현재) 주제들이 폭 넓게 다뤄진다.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은 디지털 데이터와 이미지를 물리적 세계에 중첩시키는 일련의
기술로,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세계의 간극을 좁히면서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인간 특유의 잠재적 역량이 발현되는 새로운 세상을 약속해 준다. 이와 같은
증강현실의 핵심은 데이터나 데이터 분석 내용을 이미지나 동영상으로 전환해 실제 세계에
겹쳐놓는다는 것이다. AI와 로봇 공학 분야의 기술적 진보가 눈부실 정도지만, 기계만의 능력이나
인간의 단일한 능력 보다는 기계의 역량과 인간만이 지난 고유의 장점을 합했을때 생산성의 향상과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데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인간 인터페이스'(Human Interface, 인간과
기계의 합리적 접점)이며 증강현실은 새로운 디지털 지식과 기계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인간의
역량을 배가하는데 도움을 준다. 인류는 꾸준히 새로운 니즈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유형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냈고 덕분에 새로운 유형의 인력이 필요하게 된 현실은 증강현실이라는 혁신적인
디지털 혁명 속에서 또 다른 고용창출의 기회가 될것이다.
기계가 한낱 도구에서 동료로 진화함에따라 이제 기계를 받아들이는 일은 신기술을 사용하고 말고의
차원을 떠나 '기계가 우리보다 더 많이 알 때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상황'을 야기한다.
기계의 알고리즘도 실수를 하고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인간의 이기적인 편협함은 이때 가차없이
제재를 가한다. 인간의 실수와 잘못된 선택이 훨씬 많고 강함에도 기계의 실수에는 예외없이 단호하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 기계의 알고리즘을 만든것이 인간임에도 말이다.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Humanoid) 역시 대인관계나 감정처리 면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아직은 아무리
기술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인간의 섬세한 감정까지는 영역이 미치지 못하여 오히려 특정 환경에서는
인간적 특성이 배제된 기계가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대두되기도 한다. 아직은 '생각하는 기계'와
'사람과 비슷한 로봇'의 경계에 머물고 있지만 변화무쌍한 산업 기술은 분명 이것을 능가하게 될것이고
우리는 이것을 '혁신'이라고 부를것이다. '통제된 환경 속에서 시간을 다투어가며 생산성을 극대화
하는 일'은 기업이 원하는 경영 모습이고 여기에는 고도의 논리력이 요구되는데 사실 이것은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로봇이 가장 잘 해내는 분야이기도 하다. 로봇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기에 동료로
인정 받기는 하나 여러모로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이 책은 이미 와있는 '미래'와 저 만치 가버린 '현재'를 이야기 한다. 순식간에 시장성과 효율성이
검토되고 곧바로 검증과 변신이 이어지는 지금의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무기라도
갖춰야하지 않을까라는 부담감으로 읽기 시작한 하버드 마스트 리드 시리즈는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는 설레임과 생존에 관한 두려움,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특별히 이 책의
한 부분에서 우리나라 대학인 '숭실대학교'라는 이름을 발견하게 되어 더욱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