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밝히는 삶의 모토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대신 선택한 다른 길이다. 나답다는 것이 무엇일까?
세상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나 다운 삶을 살고 있을까?' 질문이 꼬리를 문다.
'그게 나 인걸 어쩌라구요'
세상을 향해 던지는 비명이고, 절박하고 절망적인 그 순간 살기위해 지르는 괴성이다. 이 한마디를 몸으로
느끼는데 참 오래 걸렸다는 저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겪어 본 사람만 이 감정을 안다. 벼랑 끝에서
발 끝으로 겨우 버티고 서 있는 나에게 힘내라고 말하는 존재들에겐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이지만
어쩌겠는가. 이게 나인걸. 내가 회피하고 싶고 싫어 하는 바로 그 모습이 바로 나라는걸 알기 시작하면
세상을 향한 시선이 달라진다. 상황과 현실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적 자아가 나를 그리로
이끌어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이 지나면 어느덧 나는 조금은 더 강한 내가 되어 있다. 이런 우리에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당신이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
저자는 자신의 취향이 '살치살'이라고 한다. 부드럽게 녹아서 입안을 가득 채우는 풍미의 살치살. 나도
좋아한다. 저자가 우주 최강이라고 칭할 정도로, 좋은 숯으로 구워낸 살치살은 그냥 죽음이다. 특이하게도
내가 가끔 가는 '왕십리 대도식당'을 저자도 다니는것 같다. 깍두기 볶음밥이 맛있는 곳인데 아쉽게도
여긴 아주 오래전부터 무쇠철판을 사용한다. 본관만 있던 시절부터 다녔는데 그 사이 별관과 동관 그리고
많은 지점들이 생겼지만 난 여전히 왕십리로 간다. 그리고 기다려서라도 본관에 앉는다. 처음것이 주는
그 맛 때문에 그렇다. 그 옛날에도 그랬지만 가격은 싸지 않다. 그래도 책 제목 처럼 '애쓰다 지친 나를
위해' 이 정도의 사치는 부려도 되기에 가끔 간다. 글을 쓰는 지금도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구워진
소고기를 굵은 소금에 살짝 찍어 먹는 생각에 입안에서 전쟁이 일어 났다.
투뿔(어떤 식당은 2+라고 쓰고 질 낮은 고기를 내놓는데 우리가 말하는 투뿔은 ++로 표기된다)이면 어떻고
수입 소고기면 어떤가. 나만의 취향을 찾았고 내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그로인해 나 자신이
행복해지면 그뿐이다. 그것이 흉내라도 좋고 결핍이어도 관계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행복한가이다.
우리는 결국 사람 속에서 산다. 이 말은 혼자 살 수 없다는 말이고 어쩔수 없이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야
하고 그 안에서 어우러져야 한다. 어우러진다는 말은 삶의 순간들에 '함께 따로 또 같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살아가야 하고 그 삶은 여전히 우리 앞에 있다. 각자의 현실을 아끼고 최선을
다하는 것 처럼 다가올 현실에도 그래야 할 것이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가'는 우리가 살면서 어쩌니 가져야할 질문이다. 이 질문 앞에 너무 몰입하지 말자.
어떻게 살아도 내 인생이고, 어떻게 버텨도 내 인생이다. 내 인생은 결국 오롯이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고
우리는 그 인생을 살아내야 한다.
'그들처럼 살아가는 내가 그렇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