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의 시대 - 우리는 왜 냉정해지기를 강요받는가
알렉산더 버트야니 지음, 김현정 옮김 / 나무생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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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속에 빈곤'이라고 했던가. 지금 우리는 넘쳐나는 무언가들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실존적 위기에

처해있는게 현실이다. 최고의 심리학자중 명인 저자는 이러한 현실의 위기 속에서 '무관심'

주목하며 무관심의 원인을 '이기적인 삶의 태도'에서 찾는다. 철저히 자기 중심적이기에 누군가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것도 싫고 자신 역시 타인의 삶에 별로 관심이 없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혹여 같이 있더라도 함께하는 것이 서툴고 어색하다. 당연히 가치의 위기가 찾아 왔고 삶은 풍요롭지만

사람들은 나침반을 잃어 버렸다.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 의미치료와 실존분석을 주장한 신경학자)

말한 '실존적 공허(Existential Vaccum)' 전세계적으로 급속도로 퍼져 가는 추세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체념하게 되고 모든것에 무관심해지고 아무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삶의

비구속성'이라는 양상과 방향상실이라는 현상을 동반하게 되었다. 삶에 대한 냉담함과 무관심으로 인해

무언가를 열망하는 마음도 사라진지 오래인 무관심의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가 세상에 무언가를 요구하고 세상과 우리의 기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가치

상실' 아니라 가치있는 것에 대한 믿음이나 신뢰, 연결고리가 결여되거나 축소 될때 느끼는 '가치

위기' 살고 있다는 것이다. 가치위기는 다른 사람이나 세상에 어떤 선한 것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포기하는 체념적 감정 속에서 발생하기에 이는 무기력과 무관심으로 직접 연결되어 나타난다. 


우리에겐 아직 기록되지 않은 삶이라는 책의 장을 기록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의무라는 단어는

암시적인 어떤 기대와 요구로 이것은 세상에 요구하는 의무이고, 반대로 세상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의무도 함께 존재한다. 물론 세상도 우리도 서로가 요구하는 의무를 이행하지는 않는다. '의무'

대해 말할때 중요한것은 내가 세상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나에게, 삶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의 욕망은 '적더라도 좋은'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고 '많으면서 좋은'것을 기대한다. 


우리는 희망을 바라기는 하지만 바라는 만큼 희망을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 근거없는 희망일지라도

리가 믿는 대상이 신뢰할만하다는 믿음 속에, 그리고 세상에서 그것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우리의

마음속에 확실하게 뿌리 내린다. 믿음과 사랑처럼 희망도 의지와 명령에 따라 발생시키거나 제거

없다. 가치있는 삶을 실현하는 모든 과정은 자기 중심적 노력을 그만두고 삶에 개입하려는 의지의

부수적 효과이며 강요될 없는 부분이다. 그것은 합리적 과정의 결과일 뿐이지 목적이 아니기에

사용해서도 억지로 만들어 내서도 안된다. 


저자는 모든 무관심에 대해 확실하게 거부하라고 말하며 삶에 있어서 정당한 무관심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모든 개인은 필요한 존재이기에 인간에게는 결코 의미없는 조역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 '현실주의자로서 삶에 관여하고 이상주의자로서 삶을 실현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책에 대한 평가는 맺는 말에 나와 있다. ' 책은 띄엄띄엄 읽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다량의 사고가

요구되고 내용을 곱씹어야 하기 때문이다'라는 앨리자베스 루카스의 말처럼 매우 까다롭고 어렵다.

결코 소화가 잘되는 책이 아니다. 그럼에도 책은 자아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고 사고의 틀을 넓혀주며

설득력있는 논거들에 의해 생각이 바뀌는 변화를 느끼게 한다. 책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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