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에게 인터넷은 하루에 인터넷을 몇 시간 하는지를 묻는 것이 무색하리만치 일상이 되어버렸고
대부분은 거의 하루 종일 온라인 상태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평범한 이용자의 눈을 피해 일어
나는 일, 일반 인터넷 이용자가 보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설명한다. 특별히 저자는 인터넷 해킹,
프로파간다, 마약 판매(실제로 프랑스의 한 국회의원은 어둠의 경로에서 마약을 구입하여 국회로
배송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와 같은 불법 활동 뿐만 아니라 아직 개념이 불분명한 '다크넷'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이 책 참 흥미롭다. 사실 우리는 인터넷을 사용하기는 하나 그것이 어떤 구조로 되어 있으며, 어떻게
운용되고, 어떤 방법으로 구동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진화되고 있는지에 대해 별로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단지 편리성에 의해 사용할 뿐이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의 무지와 무관심이 인터넷의 어둠을
만들고 '숨겨진 얼굴'을 갖게했다고 설명하며 이 책은 전문서가 아니라 일반 상식으로 분류되는
주제와 관련된 '총서'라고 규정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변화는 인간이 기술을 이용하는 방식 뿐만 아니라 기술과 인간 사이에서 형성되는
관계를 반영하며 그 속도는 이미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고 있다. 일상적인 상황에서 다른 방법 또는
대안을 찾거나 기계에 어떠한 조치를 하는 것을 의미하는 동사 '해크(hack)'에서 파생된 '해커'는 영어
약자인 Q&D(Quick & Dirty, 빠르고 간편하게)로 그 의미와 양식이 대변될 정도로 발 빠르게 움직인다.
이런 해커들에게도 윤리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그 중 대표되는것이 바로 '모든 정보는 무료'이다. 그들은
정보를 쥔 사람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치에 대항하여 그 정보 자체에 가격을 정하거나
판매하는 것은 부당하고 이를 막거나 제한하는 것에 반발하여 그것을 뚫고 해체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저자는 소위 '자물쇠 따기 활동'에 관여하는 이들을 '좋은 놈, 나쁜 놈, 회색을 입은 놈'으로
분류한다. '흰 모자'로 지칭되는 좋은 놈, '검은 모자'로 불리는 나쁜 놈까진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
문제는 '회색모자'이다. 회색모자(grey hats)는 정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불법행위를 하는 사람을
가르치는데 우리가 핵티비스트라 부르는 부류가 그들로 법이 금지하는 활동을 불사하면서 인본주의
또는 인도주의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해커들이다. 약리학에서 독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입하는
물질의 양에따라 만들어진다고 가르치듯이 해커들이 발견한 취약점 그 자체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취약점을 가지고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문제가 되고 특혜가 일어나는 것이고 여기에서 모자의
색깔이 달라진다.
비록 저자가 이 책은 전문서가 아니라 '총서'라고 밝혔지만 아무리 봐도 이 책은 기본 지식을 가진이를
대상으로 한 책이다. 수없이 등장하는 생소한 단어들과 들어는 봤으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단
어들은 검색을 필요로 할 만큼 쉽지 않은 책이다. 어쩌면 이 책은 인터넷에 대한 기본 지식 이상을 가진 사
람들을 대상으로 한 '총서'라고 하는게 더 정확할 것 같다.
늘 궁금해했던 다크웹(어둠의 경로)에 대한 글은 나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했고 사실에 입각한
설명이나 이해를 돕기 위한 적절한 예들은 훌륭한 지침서가 된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적어도
이 책에 있는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폭 넓은 지식의 습득과 배움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이제
걸음마를 준비했으니 이제 시작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