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화두는 '착한 갑'이다. 착한 갑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으로 책을 열었다.
시작부터 흥미롭다. 용한 점쟁이가 되는 방법을 이야기하며 툭 던지는 그 말. '가까운 사람 때문에
문제를 겪고 있군요. ' 대부분의 사람은 문제를 가지고 있고 그중 대부분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것들이고 그 사람은 늘 우리 가까운 곳에 존재한다. 우리의 삶의 질은 곧 관계의 질이기에 우리는
관계에 목을 맨다.
우리는 매 순간 답을 구하면서 산다. 그러다 보니 그 답은 항상 판단의 대상이 되어 옳으니 그르니
내지는 틀렸는지 맞았는지에 대해 말이 많아 진다. 이에 대해 저자는 어떤 답을 하든 상관없고 답을
했다는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옳바른 인생을 살았느냐는 질문의 맹점을 파고 든다.
사실 옳바른 인생, 정답 인생은 어디에도 없다. 단지 우리가 그렇게 믿고 싶을 뿐이지 어디에도 이것이
옳바른 인생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정답이 존재하며 정답에 맞춰 살아야 한다는 강박과
착각이 우리를 가차없이 수렁으로 빠지게 만든다. 정답을 추구하고 찾으면 찾을 수록 스스로의 판단이
아닌 외부의 평가나 판단에 목말라 할것이다. 분명한 것은 어디에도 정답은 없다는 것이다.
'거절에는 이유가 필요없다'
조금 삭막하고 인간적이지 않아 보이는가. 그래도 할 수 없다. 거절을 위해서 확실하고 완벽하고 납득할
만한 이유를 대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를 너무 많이 지배하고 있다. 싫은건 싫은 것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거절하면 안된다는 신념은 우리를 병들게 할 뿐이다. 거절에는 이유가 없다. 거절하는 것도 거절
당하는 것도 필요하다. 적어도 이 정도의 존중과 허용을 서로 용인할 때 오히려 그 관계는 더욱
건강해지고 풍성해진다. 존중과 허용이 안전함을 만들고, 안전함은 자기도 몰랐던 솔직함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의사결정에 의해서 결정된다. 좋은 의사결정은 삶을 행복하게 만들고, 반대의 결정은 삶을
불행하게 만든다. 설득이란 타인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설득으로 상대방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거나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긍정적인 설득은 타인의 삶을 훨씬 좋게 만든다. 설득이란 가치있는
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연결시키는 작업이고 이를 통해 좀 더 나은 결정을 하게 한다.
아쉽게도 저자가 말하는 '갑'은 우리가 말하는 그 '갑'이 아니라 영어의 '알파'를 우리말로는 옮긴 것이다.
영어권에서 '알파'는 특정 관계에서 우위의 포지션을 점한 사람뿐 아니라 관계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의 자질을 의미한다고 친절하게 밝힌다. 그러면서 이렇게 주문한다. '상대방에게 도움과 이익을 주는
착한 갑이 되길 바랍니다. 저자가 말하는 착한 갑은 상대방의 처지에 공감하고, 장점을 칭찬해주며,
감사할 줄 알고, 상대방의 가능성을 지지하고 인정해주는 진심을 담은 사람이다. 사실 좀 뭉뚱그려져서
갑의 의미에 혼돈이 오지만 그런 사람이라면 갑이 아니라고 해도 어느 사회에서든 인정받고
존경 받을것이고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착한 갑'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