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수 2 - 적이 없는 전쟁
김진명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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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속에 2부를 편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우리는 책에서 '살수대첩' 나올것을

익히 안다. 그런데 제목이 '적이 없는 전쟁'이다. 전쟁에 적이 없다. 피아간의 구분이 없는데

전쟁이라 있을까?


궁금증이 생겨 급히 책을 열어 읽기 시작한다. 시작부터 펼쳐지는 군사들의 사기를 충전하게 하는

장면이나 양측의 지략 대결은 마치 전장의 높은 곳에서 그들을 눈으로 보고 있는 착각이 정도로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모든 일은 하늘의 순리를 따른다고 하던가, 순리를 거스르고 ()으로

향하는 양광과 그가 하늘의 허락을 받고자 제를 올리는 대선사의 불의한 행동은 () 자체이며

고구려에게는 운이 따르는 행동들이다.

 

마침내 수의 황제는 을지문덕의 계략에 빠져 감정에 치우친 진격을 명령한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자들의 출군은 배고픔과 괴질, 수송부대의 좌초, 사기저하등으로 30만이 출병하여 겨우 10, 그것도

고구려 땅을 밟아 보지도 못하고 회군하고 만다. 결국 일로 양용은 폐세자 당하고 야심많고 음흉한

양광이 세자에 책봉되어 결국 형과 아버지를 죽이고 황제가 되니 그가 바로 수양제이다. 황제가

양광은 113만이라는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 정벌에 나선다. 당시 이에 맞서는 고구려 군은 16 정도

였으니 군사의 격차는 상상을 초월했고 이는 그동안 고구려를 지켜온 의기와 기상 만으로 상대하기엔

너무도 거대한 군사였다. 


수적 열세를 의지적으로 극복하지 못하는 장군들과 중신들에게 던지는 을지문덕의 일갈은 정곡이었고

비수였다. 항복이 주는 환상을 일깨우며 숫자가 가지는 맹점을 짚어내는데 탄복하지 않을 없다.

113만이라 하나 군사들이 곳에서 싸울 없다는 맹점을 정확히 찾아내어 이를 전략으로 삼는

을지문덕. 그는 알고 있었을까. 여년이 흐른 자신의 후손인 조선이라는 나라에 이순신이라는

위대한 하나의 장군이 있었다는 사실을.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이순신의 전공과 용맹이 자신의

통치에 해가 될까 두려워 경계하고 배척하고 시기하는 옹졸한 선조와는 달리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히

인정하고 전쟁의 전권을 을지문덕에게 이양하는 지혜로운 영양왕이 있다는 사실이다. 백성을

위한다면 정말 나라를 위한다면 이래야 한다. 이들에게 군신의 벽이란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인간과

인간으로서 함께 역사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죽을 것을 알지만 나라를 위해, 왕을 위해,

아니 을지문덕을 위해 최전방 수호를 자처하는 장군들의 모습은 뭉클함이 느껴진다. 


평양성을 내어주되 얻는 전략이나, 예상치 못한 별동대의 투입이나, 수가 군사를 일으키기도 전에

미리 둑을 쌓아 물을 모으는 전략들은 혀를 두룰 지경이다. 결국 수는 살수에서 대패하게 되고

양광은 낙양(洛陽)으로 돌아가라가 아닌 낙양(落陽)으로 돌아가라는 을지문덕의 조롱섞인 서신을

받고 퇴각하게 되며 고구려의 승리로 막을 내린다. 그리고 을지문덕은 자신에게 내려진 모든

명예와 권력을 받지 않고 건중만을 데리고 살수로 돌아와 전장에서 죽은 병사들을 생각하며 삼일동안

통곡을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고 낭림산으로 들어 갔다 한다. 

'적들은 반드시 온다....남을 침하지도 그렇다고 당하지도 말아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는 이후 수없이 많은 외세의 침략에 나라를 송두리째 빼앗기기도 했고 치욕의

시간을 보내야 했으며 고충은 고스란히 백성들에게 부담되는 완순환을 반복했다. 

을지문덕 그는 지금의 시선으로 봐도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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