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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사랑이라고 너에게 말할 거야 - 전 세계 젊은 작가 200명이 다시 사랑을 말하다
밥티스트 볼리유 외 지음, 자크 콕 그림, 김수진 옮김 / 더숲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만약 장미에 가시가 없다면 세상이 거짓말 하는 것인데 우리는 편리성을 이유로 가시를 제거해
달라고 한다. 있는 그대로가 아닌 가공하고 정제해 낸 것들이 이미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기에
'있는 그대로'가 머물 공간이 없어져 버렸다. 사랑도 그렇다. 순수와 열정이라는 본질보다는
계산하고 이리저리 재보고 마치 물건을 고르듯이 선택한다. 그러다 보니 사랑이 인스턴트화
되어 버려 입맛에 맞지 않으면 쉽게 싫증내고 다른 사랑을 찾는다. 그런 우리에게 200여명의
작가들이 자신의 사랑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한다.
'사랑이란 너의 불완전함에조차 내 마음이 이끌리는 것'
내가 좋아 하는 말이다. 사랑은 완성된 상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부족함 역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다. 사랑은 완성품 둘이 만나서 하는 것이 아니라 미완성품 둘이 만나 서로를
채워가는 것이다. 여기에 계산은 필요없다. 서로를 갈구하기에 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고
주면서도 더 주고 싶은게 사랑이다. 사랑은 거래가 아니기에 누구도 손해 보지 않는 윈윈이다.
가치를 정하지 않기에 주어도 모자라고 나누어도 아깝지 않은게 사랑이다. 원예사의 장미 가시에
대한 사랑처럼 가끔 찔려서 아프고 피가 나도 있는 모습 그대로가 사랑이다.
'사랑은 거리이다'
무한한 우주 속에서 그와 내가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이다. 사랑하면 더 가까이 가고 싶다. 몸의 거리도,
마음의 거리도, 생각의 거리도 가까워지는 것 그래서 결국 하나가 되는 것 이것이 사랑이다. 그래서
사랑은 곁을 내어줌을 넘어 내 안에 그를 받아 들이는 것이다. 어떠한 이유와 조건없이 가까이
더 다가가고 가까이 더 받아 들이는 것이다. 무언가 제한되고 꺼려지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다가가는 것이다. 곁에 있고 싶기에 전갈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고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하기에
긴 여행 조차 행복해 지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네 덕분에'와 '너와 함께'이다.
사랑하면 언어가 달라진다. 평소엔 낯 뜨거워 사용하지 못하던 단어를 사용할 용기가 생기고
그 단어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다. 가식이나 위선이 아닌 진심을 담아 '네 덕분이야'를 전하며
'너와 함께'를 청한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이 책에는 무수히 많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모두 다 옳다. 그리고 모두 다 틀리다. 사랑은
각자 자기의 사랑이 있다. 그것은 도식화 할수도 정형화 할수도 없이 오롯이 그만의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외롭다. 이 외로움을 함께 채워 나가는 것 이것이 사랑이다.